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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예원 Sep 01. 2020

가장 좋은 소식은 지금이 최악이다

두번째 시작에 관하여






일년은  두달이고 사실상  해의 절반을 나누자면 6 경이겠지만, 학생 때는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롭게 2학기가 시작되는 달인지라 9월이  두번째 시작처럼 느껴지곤 했다. 또한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가고 서늘한 가을이 시작되는 초입이라서 더더욱 그렇기도 했다. 달의 1일이 되면 유난히 ‘이번 달에는 행복했음 좋겠다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그것에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또한 헛된 기대일지도 모르나 그런 글들을  때마다 이번 달엔 평안하자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곤 한다.

지난 여름은 유독 힘겨웠다. 빗소리를 좋아해서  오는 날을 좋아하던 나였지만 올해 여름은 비가 너무 많이 왔고, 날씨처럼 나도 울게 되는 날이 잦았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슬럼프에 속수무책으로 눈물을 흘렸고, 피하는 방법 또한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믿고 싶진 않았지만 여름 내내 슬럼프가 지속될 거라는, 연초에 봤던 무료 인터넷 신년운세의 말처럼 8월의 끝인 어제에도  그리 혼자 많은 눈물을 흘렸던지. 그래서 내겐 9월이 너무나 반갑다. 어렸을 적엔 방학이 끝난 달이라 적응하기에도 바빠 힘겨운 달이었는데, 올해 9월은 더더욱 반갑다.

TV 프로그램  ‘유퀴즈   블록 출연하신 뇌졸중 전문의 분이 환자에게 그런 말을 한다고 한다. ‘제가 드릴  있는 가장 좋은 소식은, 지금이 최악입니다라는 . 뇌졸중은 환자가 병원에 실려온   순간이 가장 최악인 병이라고 한다. 물론 너무나도 섬뜩하고 무서운 말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제 앞으로는  좋아질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고 한다. 최악의 순간을 맞닥뜨리지 않는게 가장 좋겠지만, 지금 내가 맞닥뜨린 힘든 순간이 최악이라면 앞으로는  나아지기만 했으면 좋겠다.


이제 완연한 하반기다. 힘든 올해의 9월은  연말을 향해 달려간다고 조금만  힘내라고 알려주는 중간 표지판 같다. 정말로, 9월부터는 행복까지는 못하더라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힘든  조금이라도 해소가 되는 달이었으면 좋겠다. 두번  시작인 이번  부터는 힘든 사람들 모두가 좋아지는 것만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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