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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와란 Jan 06. 2024

졸업식날 아기 새는...

두 딸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둘째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 바뀐 졸업식장은 아이들만 강당에 모여서 졸업식이 이루어졌고, 학부모들은 집에서 혹은 각 반에서 영상으로 시청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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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을 끝내고 강당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시간 맞춰 와 주신 부모님, 친척, 친구들과 사진 찍느라 바빴다.

우리 딸도 졸업 꽃다발을 들고 친한 친구들을 찾아 사진 찍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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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수업이 끝나면 단지 커뮤니티에서 공부한다고 책은 펼쳐놓고 춤추고 수다 떨기 바빴고, 주말엔 모여 마라탕을 먹고 코인 노래방에 가서 뽀로로부터 Tears(가수 소찬휘 노래)까지 열창했던 그 멤버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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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부모님들이 들이대는 카메라와 폰 앞에서 수줍어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연신 재잘거리고 웃기 바빴다.

그렇게 수십 장(?)의 사진을 찍히고 난 아이들은 속닥거리더니 각자 부모님들께 물었다.

"저 친구들이랑 점심 같이 먹어도 돼요?"

...

생각지 못한 물음에 부모님들은 당황했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친구들이 다 괜찮다고 하면 그렇게 해"라고 어쩔 수 없다는 대답들을 하셨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야 나 먹어도 된데"라며 서로의 대답을 확인하러 모였다. 심지어 전부터 평소 가지 못했던 식당으로 예약을 미리 해 놨다고 들었던 친구도 가족들을 두고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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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졸업식을 마친 아이들은 잠시 가족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떠났다.

가족들 역시 뭔가 오묘한 표정들을 하며 각자 헤어졌다.

우리 가족은 제일 붐비지 않을 것 같은 식당으로 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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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난 오늘 왜 아침부터 이쁘게 꽃단장하고 나온 거지?"라며 언니는 계속 투덜거렸고, 엄마 아빠는 뭔가 기특하면서도 허탈한 공허함을 느끼며 가끔 헛웃음이 나오며 말없이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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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참 다행이다. 가족과 식사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이제 헤어질지도 모르는 친구들과 함께 간다는데 보내줘야지...'

아기새가 다 커서 둥지를 떠나 날아가는 모습을 보는 어미새는 이런 마음이 들겠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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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졸업식날 우리 아기 새는 친구들과 마라탕을 먹고 다이소에 가서 쇼핑을 하고 나서야 가족들 품으로 돌아와 재잘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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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앞으로 밝고, 멋진 중학생이 되길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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