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동부의 귀여운 친구들
터키에서도 이 지방에서만 먹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도보(Dobo)라고 하는 삶은 양고기 요리이다. 아마도 더 동쪽 아시아의 유목민이 전해준 음식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워낙에 거의 모든 끼니를 케밥으로 먹을 수밖에 없는 여행에서 조금 다른 음식을 만나게 되니 더 반가웠다. 터키 음식이 우리 입맛에 잘 맞기는 하지만 모든 끼니를 고기로 먹기가 사실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음식에 대한 좋은 기억을 하나 마주하게 되었는데, 바트만(Batman)에 가면 터키에서도 만년설을 볼 수 있다. 마치 스위스의 어느 마을을 연상케 하는 그곳을 둘러보고 내려가던 중, 어느 학교 앞의 넓은 언덕에서 어린 학생들을 마주했다. 12세 내외의 남자아이들이 모여 노래를 연습하고 있었는데, 복장과 동작이 예뻐서 잠시 멈추어 그들을 렌즈에 담았다. 그러다 쉬는 시간에 모여 앉아 간식을 먹는데,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딸기와 호두, 그리고 꿀을 먹었다. 구경하는 우리에게도 나눠주어 맛을 봤는데, 그냥 꿀이 아니라 벌집을 통째로 잘라서 먹고 있었다. 마치 곰돌이 푸우처럼 그걸 손가락까지 핥아가며 맨 손으로 먹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덕인지 아이들의 미소는 그 어느 곳보다 건강해 보였고, 청정한 하늘이 그들의 눈동자에 들어있었다.
터키에는 미사피르 페르베(misafirperver)라고 하는 손님을 환대하는 문화가 있다. 늘 우리가 그들을 일컬어 서로에게 ‘형제의 나라’라고 하듯, 손님이 방문하면 최고의 대우를 해 준다. 특히나 도심지에서 멀어질수록 더욱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옛 유목민의 관습에서 비롯된 이것은 개인주의가 압도적인 현대의 서울깍쟁이에게 더없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특히나 아이들의 순수한 그 마음이 와 닿았기에 더욱 그랬다.
‘언택트(untact)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 마음이다. 우리의 삶이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 같은데, 출구를 알 수 없는 우물에 갇힌 요즈음 더욱 그리운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