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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욤 민지 Jul 18. 2023

흐린 날의 산행을 ‘낭만’이라 부르기로 했다.

[일상‘산’책]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를 오르며


 여름휴가, 장마전선이 다가온다 해도 근무 특성상 미리 낸 연차를 직전에 바꿔 낼 수 없는 시스템이기에 날씨가 어떻든 연차가 가능한 날에 여행을 가야만 했다. 날씨 어플과 기상청 웹사이트를 여러 번 기웃거리며 구름이 피해 가길 바랐지만, 결국 비구름을 몰고 휴가를 갔다. 휴가 내내 비 소식이었다.


 등산에서는 ’날씨가 다 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날씨의 영향은 크다. 그렇지만 서울에서 전남까지 내려갔기에 날이 흐려도 산에 오르고 싶었다. 내 간절한 마음을 하늘이 알아준 것일까 것일까, 산행을 계획했던 둘째 날 오전 11시쯤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비가 잠잠해질 때, 여수에서 고흥으로 향했다.


 날씨가 흐림에도 산에 오르는 이유는 ‘산’이 좋기 때문일까? 흐릴 것을 알면서도 산에 오르려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팔영산의 8개의 봉우리를 넘어 마지막 9번째 ‘깃대봉’ 정상에 도달했을 땐 정말 안개가 자욱해서 사진에서 보던 정상뷰가 하나도 안보였다. 구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잠깐씩 걷어질 때 고흥 앞바다다도해 해상공원의 섬들이 펼쳐졌다. 팔영산의 구름에 나는 밀당을 당하고 있었다.


날씨 좋으면 진짜 예쁘겠다.‘


 날은 흐렸지만 비가 그친 것만으로도 ‘오히려 좋아!’, 한여름에 해가 쨍쨍한 것보다 시원했으니 말이다. (사실 시원하다 못해 바람이 너무 쎘다;;)


 흐린 날까지 오르는 산행을 나는 ‘낭만’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운치가 있기도 하지만, 날씨가 좋을 때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 되기도 하니까. 날 좋은 날에 오르게 될 ’팔영산‘을 내 로망Roman 리스트에 올려두었다.


비 오는 흐린 날의 산행을 나는
‘낭만’이라 부르기로 했다.




혹시나 산행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준비했어요ෆ

[네이버 blog] https://m.blog.naver.com/mj_generation/223159847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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