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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욤 민지 Aug 17. 2023

무의미의 의미

[일상‘산’책] 전라도 5산을 오르며 -불갑, 선운, 축령, 방장, 내변

여름휴가를 전라도 5개의 산으로 갔다.

 여름휴가가 산이라니, 그것은 오산(5산)이었다. 무더운 여름에 다섯 번째 산을 오르는 중에 다리가 풀렸는지, 무념무상인 채로 걷고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든 취미를 갖고 있을까?’



 문득, ‘태어난 김에 산다’는 유명인의 말이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 양쪽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길이 있으니 걸어갈 뿐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아니야, 이렇게 힘든 취미를 지속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히말라야라도 등정하려고? 그런데 난 그런 거창한 목표는 없는데.’



 행위에 관한 이유를 자꾸 생각해내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내 직업병일지도 모르겠다. 암 환자를 간호하며 환자들의 여명을 달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강박적으로 삶의 이유를 찾아내려고 했다.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며 살자’라는 거창한 이유도 붙여봤지만, 매일이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못했다. 그래서 괜히 좌절하기도 했다.


 니체가 말했다. 나라는 인간을 체험하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특정된 목표를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면, 일상의 특별한 이유는 없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나를 체험하는 과정이기에.


 아무 생각 없이 산을 다섯 개씩이나 오르내리는 것처럼, 일상이 가끔 무의미한 것처럼 흘러간다 한들- 그냥 둬도 괜찮은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눈앞에 절경이 펼쳐졌다. 이것은 바로 ‘무의미’속에서 찾은 등산의 '의미'였다.

"우와!"

산 정상에서나 볼 수 있는 절경
산 밖에선 보기 드문 절경




혹시나 산행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준비했어요ෆ

[네이버 blog] https://blog.naver.com/mj_generation/22318648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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