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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한 김사장 Jan 29. 2017

여행을 위한, 여행자들이 사랑한 장소에 대해서

공항에서 일주일을

     나는 삶을 네모난 형식에 가두어 놓는 것이 가장 불행한 삶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일까 여행은 정해진 규칙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다. '여행은 호화롭게 해야 해', '여행은 무조건 저가 여행이지'처럼 다른 사람들이 정한 규칙은 웬만하여서 피한다.


     내가 선정한 버킷리스트 중에서 가장 특별한 여행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공항에서 일주일을>이다.<공항에서 일주일을> 은 스위스 소설가[알랭 드 보통]이 영국 히스로 공항의 초청으로 공항에서 일주일 동안 지내며 알게 된 사실과 감정을 기술한 책인데 나는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 그저 제목이 매력적이었기에 내 버킷리스트로 선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인천 국제공항에서 일주일을 지내보기로 했다.

     나는 '여행을 위한, 여행자들이 사랑한 장소'라는 주제로 여행자가 반드시 거치는 공항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었다. 공항에는 어떤 종류의 감정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고 그리고 그들의 표정을 담고 싶었다. 만남과 헤어짐, 설렘과 피곤함, 호기심과 익숙함처럼 대비되는 감정들을 한 공간에서 담아보고 싶었다. 공항에서 일주일을 있어보면서 나는 여행에 대해서 근복적으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 종종 나는 이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상상을 혼자서 하곤 한다.

      "1일 차:벤치에 앉아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으며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한쪽에는 출ㆍ입국을 하는 사람들을 담으며 그들의 표정을 관찰했다. 출국 편 입구에서는 헤어지는 연인들이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적막만이 맴도는 순간이었다. 반대편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서로를 부둥켰다. 같은 곳에서 다른 이유로 울고 웃는 것이 미묘한 상황이었다. 공항은 이 세상 감정선의 시작점이었다. 두려움과 호기심, 설렘과 같은 감정들은 모두 공항에서 만들어져 비행기를 타고 세상으로 퍼져나간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보면 공항이 이 세상에 있는 감정들의 지분을 대다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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