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드디어 첫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다.
여기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코스로 나뉜다. 학생과 부모님 코스로~
학생코스는 매일 1:1 맨투맨 수업 5시간 / 그룹수업 1시간, 부모님 코스는 보통 1:1 4시간 수업을 듣는다. 그렇지만 난 욕심을 부려 학생 코스로 신청 하고 말았다. 기왕 왔으니 열심히 하고 말 테다!! 하는 생각으로 우리 아가들과 똑같은 일정으로 수업을 시작!!!
우리나라의 경우는 보통 9시에 학교나 회사등 일정이 시작되지만 이곳은 학교와 대부분 직장의 경우도 8시에 모든 일과가 시작되는 것 같다.
부지런한 건가? 나중에 몇몇 선생님들께 물어보니 새벽 4시 ~5시에 기상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적도와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나라로 해가 빨리 뜨고 빨리 지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하루르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더운 나라이다 보니 조금 시원할 때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건가?
사실 한국과 1시간 정도밖에 시차가 차이 나지 않지만 생각보다 피로도가 높다.
좀 애매하긴 하다.
7시(한국으로 치면 8시)에 일어나서 밥 먹고 씻고 수업준비.
첫째 딸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지만 둘째는 바뀌 환경에 다소 긴장한 듯 보였다.
첫째는 초등학교 5학년이고 영어학원도 다녀서 적응하는 게 크게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둘째는 이제 막 파닉스를 마치고 온 상태라 외국인과는 거의 처음 대화 하는 거라 내심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쉬는시간에 만나자~" 수업시작 !
다른 필리핀 어학원의 시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음... 1:1 수업하는 데는 매우 협소하다.
협소한 게 어떻게 보면 선생님과 온전히 수업에만 집중하는데 도움 되는 것도 같아 이 부분은 장점으로!
이곳은 천장이 모두 개방되어 있어서 소리가 엄청 울리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수업하니 수업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있지는 않았다. 수업에 집중해서 인가?
시설에 대해서는 큰 기대하지 않고 와서 기대 이상도 기대 이하도 아니었다.
이미 3번째 이 어학원에 방학 때마다 오시는 가족들은 필리핀의 다른 어학원도 몇 군데 가봤지만 이곳이 시설면에선 거의 최고라고 말씀 주셔서, 앗... 다른 곳은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ㅎㅎㅎㅎ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OOO입니다. 무슨 일을 하고 있고요~ 현재 육아휴직 중에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영어 배우러 왔습니다.'
오늘은 처음 만난 선생님들과 하루종일 자기소개만 하고 끝났다.
여긴, 아빠의 육아휴직 제도가 아직 없어서 좀 신기해하는 눈치였다.(회사에 감사한 마음 가짐... ㅋ)
첫 수업이 끝나고 두 번째 수업이 끝나고 두 친구 모두 생각보다 표정이 밝다. 걱정했던 둘째도 그냥저냥 수업받는 듯해서 다행이다.
나는? 첫날인데 벌써 지친다.
순조롭게 연수의 첫발을 내딛고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