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수술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썼다가 지웠다.
너무 개인적인 얘기라....
그런데 아무래도 이 일기를 계속 쓰려면 수술 이야기를 쓰지 않을 수가 없을 거 같다. 그래서 다시 올리고, 이어서 좀 더 써본다.
수술 후 한동안 쉬면서
어디 다니지도 못하고 브런치 노트만 자주 들춰보게 될지도 모르니....
결국 두 곳의 대학원 강의를 쉬기로 했다.
어떻게든 수업소실 없이 강의를 마치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거라는 생각에 강행을 하려했으나
이후 방사선 치료 등을 하게 된다면 더 큰 수업 소실이 있을지도 모르니 이쯤에서 민폐를 끼치고 스톱하는 것이 최선일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두 개의 수술을 한꺼번에 하려다보니, 상담소도 쉬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상담소 휴원에 대해서 내담자분들에게 알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내담자분들에 마음을 쓰시게 하는게 정말 몹쓸 일이란 생각이 든다.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휴원하는 몇 주 동안 이분들이 잘 살아낼 거란 확신이 든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잘 된 일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믿음을 주는 분들이 계신다.
'선생님, 그동안 잘 지내고 학교도 열심히 나가 볼게요'
'선생님, 그러면 어떻게 해야되죠?'
'그래서 마음이 어땠니?'를 종종 물어보시고, '이렇게 해, 이건 해야돼' 이런 말을 줄여 보세요.
마음의 말을 건네는 사이에 치유되고 있다는 걸 느끼실 거에요.
'능력이 안되는데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돌아와서도 그 얘기 다시 하면 맴매할 거에요. 잘 해낼 분이란 믿음엔 한치의 의심이 안들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던 내담자분들이 나에게 용기를 선물해 주신다.
'수술 잘 마치고 다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시길 응원합니다...'
등등
상담사는 그런 직업 같다.
이렇게 응원과 사랑을 받아서 다시 또다른 내담자 분들에게 퍼나르는.
그저 받은 것을 나르는 사람.
이 많은 응원과 사랑과 기대를 잘 모아두었다가
좀 더 따듯한 날에 한껏 나누고 싶다.
수술 날짜를 당겨주시고, 하루에 모아주신 의사선생님들의 따듯한 손길이
이 모든 유통업자(어떤 교수님이 자신을 지칭하시던 단어였는데 ㅎㅎ)의 사업을 잘 도와주실 거라 믿는다.
나의 하나님께서 나에게 사랑을 나누어주시는 분들과
앞으로 나의 받은 사랑이 당도하게 될 내담자 분들, 가족과 친구들의
모든 형편과 하루를 인도하실 줄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