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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루아 Jul 13. 2020

사회성이란 꼭 필요한가 1

발달장애 아들 키우기

사회성이란 꼭 필요한가 1     



그때는 아들이 중학교 1학년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아들이 옷을 갈아입는데 뭔가가 눈에 띄었다. 팔 안쪽에 파랗게 멍이 들어 있었다.     


“아들, 잠깐.”     


나는 아들의 팔을 잡고 살펴보았다. 명백히 멍이었다. 그것도 바깥쪽이 아닌, 안쪽이었다. 또한,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꼬집힌 것 같은 멍이었다. 나는 재빨리 핸드폰을 가져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딸을 불러 살펴보게 했다. 나중에 남편에게도 보여주었다.     


내 눈에만 꼬집힌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다른 사람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친한 친구에게도 사진을 보내어 보여주고는 어떻게 보이는지 물었다. 결국 결론은 평범한 멍은 아니라는 결론이었다.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반 친구 누구가 꼬집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은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이고, 정확한 의사전달이 어려웠다. 하지만 일단 이름이 나온 학생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나는 특수학급 선생님을 만났다. 밤새 고민을 했다. 내가 극성을 떠는 것일까 봐 말이다. 하지만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했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이러이러하다고는 했는데,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라고 하면서 ‘그런데 좀 걱정이 되어서요’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선생님은 내 걱정을 이해해주셨다. 바로 알아보시겠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며칠 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 일은 정말 있었던 일이고, 그 아이가 맞았다고 말이다. 그 아이에게 물어보니 자신이 그랬다고 말하더란다.      


왜 그랬을까. 궁금하지도 않았다. 묻지도 않았다. 담임 선생님이 알아서 조치를 취해주신다고 하셨다. 나는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났다.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교에 간 내가 아이들 사이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한 아이가 내게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러더니 내게 무언가를 불쑥 내밀었다. 나는 얼결에 그것을 받았다. 편지였다.     


집에 돌아와 편지를 읽어보니 내게 보내는 사과편지였다. 아들을 괴롭혀서 잘못했다는 그런 내용의 편지였다. 담임 선생님이 취한 조치란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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