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과 계곡 그리고 마을과 밭을 걸으며...!
소한이 지나고 대한을 앞둔 겨울의 한가운데다.
산림방화 통제가 너무 심해서 겨우 고른 곳이 시민을 위해 개방된 둘래길이다. 그런만큼 등산길은 잘나 있어 산행하는데 무리가 없다. 1시간 정도 산을 타다가 호기심이 발동한 리더는 하산하여 마을을 지나 계곡으로 인도 했다.
다시 산마루로 오르니 그곳에는 겨울 열매들이 빛을 발하며 시선을 빼앗는다.
산대추는 날카로운 가시를 달고 범접하는 것을 허용치 않지만 그 사이에는 새둥지가 이를 비웃듯 야무지게 달려 있다. 고욤과 감은 배부른 시대를 증명하듯 아무도 따가지 않아 겨울 볕에 말라간다.
식사!
그런 열매들이 자연에 순응하며 밭을 따라 둘러쳐 있다. 비치는 햇살도 겨울 산야처럼 조용하다.
시간이 지나도 밭두렁 사이로 날아 가는 새 한마리 없고, 지나는 사람 보이지 않는 순수 자연과 함께 한다. 이곳에서 즐기는 점심이야말로 겨울속에서 느끼는 또 다른 만찬이다.
오후!
산허리를 걷는 곳 멀리에는 병풍처럼 보이는 산이 뿌연 공기를 안고 시선을 따른다. 앞에 난 오솔길에는 노란 길풀이 한겨울에도 꼿꼿하고, 걸어갈 능선은 넉넉하고 완만한 모양으로 발길을 기다린다. 고개를 돌려 보니 지나온 곳은 또 다른 풍경이 되어 저무는 겨울날에 아득하게 펼쳐 졌다. 그곳에는 낯선 우리의 발자욱도 추억으로 남는다. 풍경에 매료된 사람들은 꽃피는 날을 연상하고 그때에 다시 올것을 되내인다. 이렇게 겨울을 즐기다 보면 생기 있는 봄도 멀지 않을 것이다.
등산!
그저 걷는 것 뿐인 단조롭고 단순한 운동이다.
하지만 알상에서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치들은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 놓게 하는 힐링에 더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