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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립 Nov 13. 2018

북경 둘레길(우차이첸산)산행후기

만추의 서정을 양고기와 함께!

11월10일 등산날!                                                   계절은 늦가을을 지나고 해발 낮은 곳에는 여기 저기 단풍이 남아 있다. 서둘러 겨울을 준비한 나무는 노란 잎 한 개만 달았다. 그런가 하면 가지와 바닥에 반씩 나누어 놓고 가을 경치를 한껏 뽐내는 것도 있다. 물가에는 갈대의 하얀 수술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산뜻한 냉기가 야외에 나온 것을 알린다. 구름 다리 위로는 사람들이 걸어가고 그 아래로 등산 행렬이 줄을 있는다. 62명이 가을 속을 걷는다.

동굴을 지나 산마루에 도착하니 둘레 길은 끝이다. 멈출 수 없어 다듬어 놓지 않은 길을 따라 능선에 올라 서니 사방이 트인다. 이제 산들은 점점 짙은 색으로 변하며 갈색을 걷어 낸다. 급경사와 능선을 오르내리니 멋진 산들이 날카로운 듯 완만한 선으로 아름답다. 언덕에서 보이는 마을은 녹색과 노란빛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다. 감나무 밭에는 올해도 조박조박 붉은 감들이 만추의 풍경을 만든다.

길옆 밭에는 이름 모르는 과일 나무가 대자연의 지령에 일제히 노랗게 물들었다. 황색 염료를 뿌린 듯한 밭에 들어서니 병아리 유치원생처럼 순수해 진다.
마을 길에는 묘목장의 나무가 흐트러짐 없이 오와 열을 맞추었고 밀밭에는 계절과 상반된 푸른 새싹이 가득하다. 어린 가로수도 제법 가을 흉내를 내며 부끄럽게 물들었다. 늪의 갈대가 석양빛을 받으며 하얗게 늙어 가는 곳을 지나 대로에 이르렀다.

식당에는 양고기 바베큐가 익어가고 산우들이 속속 도착한다. 술과 고기 그리고 각종 반찬으로 토요일 저녁을 기쁨으로 가득 메웠다. 차가운 대기와 어둠이 깔린 시골길을 지나며 등산 날 하루를 정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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