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미래를 꿈꾸며
내 아이가 할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00310430000108
어느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들이 말하는 아들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하는
그런 말들을 곱씹어 보며, 부모도 늙은이가 될것이고, 그렇다면 그 즈음 아이는
중년의 나이즈음 되었을텐데....
어쨌거나 부모가 죽고나서 그들의 노년은 어떨것인가?
먼 미래를 상상하는것은 정신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고 하였지만, 기어이 내 상상은 펼쳐져버린다.
자식을 키우면서 우리 애가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어, 판사가 되었으면 좋겠어 등의
자기애가 듬뿍담긴 상상들을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냥 우리애가 '할아버지'가 되는 것만으로도 뭔가 뿌듯하고 좋을것 같다.
스스로를 잘 돌보며 차근차근 나이가 들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아름답게 상상해본다.
사실, 아이와 있다보면 갑자기 몰려드는 실체없는 두려움과 염려의 시간들이 있다.
아이가 갑자기 텐트럼이 심해진다거나, 상동행동이 심해진다거나,
......나의 두려움은 미친 소용돌이 처럼, 우주까지 뻗어가는 기분이다.
이럴때마다 나는 할아버지가 된 건우를 떠올려본다.
이 할아버지는 경광등과 지하철, 출차 금지 소리 영상을 즐기고
요리하는것을 좋아한다. 하루의 루틴이 정해져 있겠지....
할아버지가 되어도, 요리 동영상과 열차 동영상을 즐기며...
아리스 공항철도 주제가를 흥얼거릴수도 있겠지.
그는 아리스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하루를 보낼지도 몰라.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마음이 들겠지.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대신
우리 할아버지 거누씨는 그저 열차타고 비행기가 오르내리는것만 봐도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노년을 보낼수 있을거야.
이러한 삶을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많은 눈들이 있을거야.
그의 일주일을 늘 체크해주고, 어떠한지를 물어보겠지.
하루하루, 평온하고 조용하게. 하지만, 감사한 하루를 보내겠지.
이러한 걸 상상해보면 자폐성장애인 생애를 디자인해주는 사람이 필요하겠다.
미국 드라마에서 본 (그냥 드라마라서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성인 자폐인들을 관리해주는 복지사가 쉐어룸에 와서 개개인의 일주일을
디자인 해주고 목표를 정하고 확인하고 독려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라이프 플래너 같은 역할들!!
그런 이들이 있다면....
자폐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혹여나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을 관리해주는 제도가 있다면!!
우리아이는 '할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가 되었으면..>
내아이의 장래희망은 할아버지가 되는것.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