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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광어라는 광고를 본 적이 있는가.

경쟁이라는 이름의 K-DNA

by 와사비맛 찹쌀떡



K-광어라는 광고를 본 적이 있는가.

K-FISH의 광어 광고를 보고 K-의 확장성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K-Pop으로 시작되어 K-Drama, K-Beauty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와 인정을 얻고 있고,

물 들어올 때 힘껏 노 젓기 잘하는 우리나라는 심지어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도 K-SDG라고 이름 붙이며 정책 홍보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K-DNA는 어떤가.

K는 경쟁의 K, 한국인의 DNA에 이제는 인이 박힌 것 같은 경쟁심리, 그래서 K-DNA.


티브이에도 소개된 그 맛집은 그 맛을 한번 보기 위해서라면 저녁 8시에 오픈되는 휴대폰 줄 서기 앱으로 예약에 성공해야 한다. 물론 그 예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예약 팁을 알려준다는 페이지가 수십 개나 나온다. 실제로 7시 57분부터 대기를 하다가 59분부터는 새로고침을 하다 보면 8시가 되기 전에 접속이 되고 순식간에 예약을 마무리하여 8시 1분이 되기 전에 예약 확정을 받아야만 성공한다. 60초 이내에 결정이 되는 경쟁.


전시회를 보러 가기 위해서 사전 예매가 필수인 곳이 있다. 오후 6시면 예매 창이 활성화가 된다. 마찬가지로 예약이 쉽지 않다. 6시 1분이 되기도 전에 마감이 돼버리는 상황. 59초의 운명.


티브이를 켜면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온다. 노래로, 춤으로, 장르를 달리해서 또 노래로, 춤으로 경쟁을 한다. 경연을 치르며 순위가 나오고, 패자 부활전을 통과하고, 자신과의 싸움, 타인과의 경쟁에 싸워 이긴다. 치열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되며 시청률로 이어진다. 우리가 삶에서 늘 부닥치는 경쟁이기에, 그들의 경쟁을 바라보며 감정적으로 이입을 쉽게 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팬덤의 시작이다.


시험을 통해 순위를 매기고, 경쟁을 통해 싸워 이기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걸 참 잘하긴 한다지만, 밥 한번 먹을래도, 문화생활 한번 할래도 싸워 이겨야 할 판이라니.


서로가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닌 함께 사는 이웃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없다. 사실 이웃이라는 단어 자체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지 않나. 도시 생활권에서 ‘이웃'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정감 가는 공동체의 일원이기보다는, 낯선 stranger의 느낌이 더 강하다.


편리와 효율이 우선적인 가치로 여겨지고, 경쟁을 통한 승리가 성공으로 인식되는 사회에서 자라는 세대가 어른이 되면, 우리의 따뜻한 정(情)K-가치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사회가 만들어질까?


먼저 가야지만 빼앗기지 않는 sum이 정해진 사회보다는

먼저 간 사람도 잠깐 쉴 여유가 있고, 늦게 출발한 사람이 먼저 도착해서 기다릴 수 있는 유연한 질서가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결국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서로를 살리고 서로를 세우며 살아가야만 하는 피조물이기에, 모든 것이 경쟁이 되어가고 경쟁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쉽고 한편 두렵기도 하다.




덧. 사실은 K- 브랜드가 많아져서 한국인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럽다.



IMG_8254 2.heic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다운 한강. 마! 이게 바로 K-강 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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