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진짜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아.
흔히들 환경 문제는 글로벌 문제라고 한다.
한 국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국제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미세먼지도
최소한 한중일 세 나라가 으쌰으쌰 해야지 조금 개선이 될까 말까 한 문제이다.
자국 내 발생하는 대기오염도 있지만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웃 국가에게도 오염물질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힘으로 바람을 막을 수 없으니,
'각 국에서 오염저감 활동을 충실히 해서 서로에게 피해도 주지 말고
국민들도 깨끗한 공기를 마실수 있게 하자!'
가 국제 공조의 주장인데,
그렇다고 오염 저감 활동을 감시하지는 못하고, 기술이나 자본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모니터링 센터도 있고 데이터 공유도 전보단 활발해지는 것 같지만,
사실상 대의를 가지고 선의를 보여달라는 설득에 그친다.
이 국제 공조라는 게 얼마나 이름 좋은 개살구인가.
협력이 필요한 국제 어젠다가 사실상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UN이 설립된 게 이미 1945년임일 생각해 볼 때
국제 협력의 중요성은 또 얼마나 오래 강조되어 왔는지.
그럼에도 왜 아직까지, 2022년인 현시대에도
강국이 약국을 침범하여 전쟁을 선포하고
대국이 소국의 안보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군대를 주둔시키고
탄소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가.
국제 협력, 공조는 어디로 간 거지?
우리나라는 해외로 헌 옷을 수출하는 규모로는 세계 5위라고 하더라.
새것을 좋아하고 외모에 민감함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 상 옷을 자주 많이 사 입는데,
그러다 안 입게 돼버린 옷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쓰레기 산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넘쳐나는 신상을 바라보겠지만
제3국의 국민들은 높이 솟아가는 쓰레기 산을 바라보고 있을 것.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우리나라는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이야기하겠지만
쓰레기 산으로 오염된 제3국에게는 과연 협력할 마음이 생기기나 할까.
폐섬유로 가축과 물이 오염된 그들의 삶의 터전 속에서
석탄 사용을 줄이고, 탄소 저감 기술을 도입하고, 탄소에 세금을 매기고-
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성 있게 들릴지 잘 모르겠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건, 사실 굉장히 어렵다.
그 사람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감히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해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공감이라도 한다면 관계는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관계가 생기고 거기에 신뢰가 더해질 때,
우리는 비로소 협력과 공조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의 편리함을 맛 본 우리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그들의 관계.
이 처럼 한쪽이 기울어져 있는 관계에서는
계속 우울한 미래를 얘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되고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널리 퍼뜨려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문제가 우리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가 형성될 때 눈에 보이는 쓰레기 산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