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서치의 전기수 이야기-11-
은행이나 카드사는 옛날의 동화 속에 나오는 늑대와 같다.
팔에 밀가루를 묻히고 그대의 방문 속으로 손을 내민다.
그 손에는 돈이라는 찹살떡이 있지만, 다른 게 있다면 그 속에는 달콤한 단팥이 아니라, 부채라는 쓰디 쓴 쑥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늑대의 감춰진 발톱에 생채기가 나지 않기 위해서는 저들이 고객을 속이고 등치는 방법을 알고 피해야 한다.
오늘도 방송에는 전화 한 통으로 300만원을 빌려 주겠다는 광고가 넘친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저들이 쉽게 돈을 빌려 주는 것은 어떻게든 받아낼 수 있는 자신이 있어서다.
빚독촉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저들이 얼마나 주도면밀하고 인정사정 보지 않고, 악착 같이 돈을 받아내는지.
보이지 않는 돈 거래-카드 사용-에 주의하라. 카드사는 여러 방법으로 그대의 카드 사용을 권한다. 오늘 10퍼센트만 감고 카드는 계속 사용하라고 꼬득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20퍼센트가 넘는 고금리가 있다는 말은 얼렁뚱땅 넘어갈 것이다.
대출 리스크를 주의하라. 대출을 관리하라. 그리고 대출이 있다면 리노베이션을 하라.
다음은 이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들이다.
신용카드 사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만일 신용카드의 무시무시한 유혹에 당신의 인생을 맡긴다면, 자칫 인생까지 저당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날씨가 맑을 때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뺏어간다.
빚을 질수록 일종의 상을 주는 교묘한 인센티브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호황기에 우리를 흥청망청 빚에 중독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오랜 불황이 시작되더라도 계속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단지 특정 산업만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극심한 불황 속에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대응 능력이 중요한만큼 정부 정책의 성패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경제 전체를 볼 수 있는 힘을 키워둔다면 그 어떤 최악의 위기라도 역전의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미국 국채 투자를 시작하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각종 자산 수익률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해외 투자가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투자 방법이 될 것이다.
흔히 투자 대상을 분산하는 데만 신경을 쓰는데, 사실 투자 대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투자 시점을 분산하는 것이다.
투자를 시작한 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큰 수익을 낸 자산도 있고, 오히려 기대와 달리 손실을 본 자산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큰 이득을 본 자산의 투자 비중을 줄여 현금화하거나 다른 투자 대상을 찾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재조정해나가는 것이 좋다.
이 때문에 투자를 시작하려면 정보 확산 과정에 따른 시장의 흐름을 본인이 직접 관찰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이 좋다. 즉, 과거의 데이터를 보는 것만으로는 정보의 확산 과정을 체감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빚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면서 장기 불황으로 접어드는 전환기를 잘 대비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저성장 시대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빚에만 의지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은 마약으로 건강을 회복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빚은 소비를 늘려주는 마법의 도구가 아니라 내일의 소비를 오늘로 끌어오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