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라는 경전 -40-
임신 20주째에 태아가 지닌 난자의 수는 최대에 달해 600~700만 개가 된다. 그 다음 20주 동안에 이 난자들 중 400만 개가 죽을 것이고, 사춘기가 될 때쯤이면 약 40만 개의 난자들이 남는다. 그 많은 난자 중 빛을 보는 난자의 수는 평생 450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폐경기가 되면 난소에는 난자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나머지는 모두 몸속에 흡수된다. 이런 이유로 나탈리 앤지어는 “생명은 방탕하다”고 말한다. 여기에도 ‘아포프토시스(Apoptosis)'라는 세포 자살 프로그램이 작용한다.
30대 후반의 연령대에 보이는 외모나 몸속의 변화는 이십 대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서서히 폐경에 이르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늦어도 이 시기부터 폐경을 맞이할 육적(肉的) ․ 심적(心的) 준비를 해야 한다. 여성의 일생 동안에 월경을 하는 기간은 약 30년 정도일 것이다. 그것도 요즘과 같이 소녀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다이어트의 구분이 없는 시대 속에서 체중에 대한 과욕은 자칫 무월경을 가져오고 폐경을 앞당길 수 있다.
폐경기 전 시기를 보면 여성의 이팔청춘 시기와 비슷하다. 시간으로는 이십 년의 차이가 나지만, 몸 안팎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얼추 두 시기가 비슷하다. 유방과 엉덩이와 체모는 이미 다 자랐고, 여성에 따라서는 애도 낳아 길러 보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성 경험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게 참으로 많다. 우선 성 호르몬의 분비와 월경 주기 등이 가정적 기복과 섞인다. 폐경기 전 라이프 사이클은 일생 중 극도로 왕성하고 조절 능력이 있는 시기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의 일어나는 육적 ․ 심적 잡음을 얼마나 잘 잡고, 자신에게 맞는 소리를 찾아내는 게, 이후의 삶에 얼마나 조화로운 하모니를 낼 수 있는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성도 몰랐던 여성의 몸 이야기』에서 ‘폐경기 전 증후군’의 원인으로 저자들은 에스트로겐 과다 분비와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결핍을 꼽는다. 물론 신체는 복잡다단하기에 호르몬뿐만 아니라 정신 ․ 감정 ․ 신체의 리듬과 주기와 균형의 혼란도 원인이다.
이 증상을 안고 병원을 찾으면 의사에 따라서는, 육체적 증상은 에스트로겐이나 자궁 적출로, 정신적 증상은 항우울제로 해결하려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치료법 중 어느 것도 여성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도 못하고, 오히려 병을 만들거나 심지어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마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