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라는 경전 -38-
한번은 필자가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 존 리와 제시 핸리가 쓴 『여성도 몰랐던 여성의 몸 이야기; What your doctor may not tell you about premenopause』라는 책을 읽고 친한 30대 중반의 누나에게 폐경을 말한 적이 있다. 누나도 이제 폐경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한 것이었는데, 그녀의 반응은 내심 불쾌였다. 아직도 젊은데 왜 벌써 폐경을 논(論)하느냐는 태도였다.
그 나이면 요즘 같이 만혼(晩婚)이 대세인 시대에서는 아직 미혼일 수 있고, 신혼일 수도 있다. 자녀가 있더라도 빨라야 초등학생 정도의 여성들일 것이다. 몸 안팎에서는 언제부턴가 체중이 불기 시작하고 유방과 월경에 이상이 느껴진다. 성욕도 예전 같지 않고 피부도 건조하고 매끄럽지 않다. 전에는 몰랐던 월경 전 증후군, 자궁 유섬유종, 불임을 겪기도 한다. 그 책의 저자는 이와 같은 일련의 증상을 일컬어 ‘폐경기 전 증후군’이라고 한다. 필자는 ‘증후군’이라는 단어를 싫어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한다. 싫어하는 이유는 여성 몸의 자연스러운 현상을 억지로 병(病)의 축에 끼어 넣으려는 상술이 엿보이는 듯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증후군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지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호르몬 균형이 깨어지는 현상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2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 중 언제라도 시작될 수 있다.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적인 요인으로는 유전, 초경 연령, 임신 경험의 유무, 출산 횟수 등이다. 임신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환경의 질도 중요하다.
폐경기 전 증후군 증상을 감지하고 그 균형을 잡는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폐경기가 가까워질 때까지 균형 잡힌 상태로 있기가 훨씬 쉽다. 호르몬과 여러분의 인생이 수십 년 동안 균형 잡힌 상태가 아니었다면, 폐경기가 시작되기 5~10년 전부터 불균형으로 인한 증상들이 극대화 될 것이다. 그대의 젊음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른 다섯 살이 넘었다면 이미 골량 감소가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골량 감소는 폐경기 한참 전에 시작되고 무배란 주기에 의한 만성적인 프로게스테론 손실로 인해 그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골량 감소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지만, 뼈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프로게스테론이다. 에스트로겐 투여량을 높이더라도 오래된 뼈를 대체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새로운 뼈를 만들지 못한다면, 결국 골다공증에 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