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라는 경전 -36-
어느 날 인터넷 기사에서 80년대를 풍미한 섹시 심볼이자,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아내로 더 잘 알려진 멜라니 그리피스의 기사를 보았다. 연하의 바람둥이 남편과 사느라 조금이라도 더 젊게 보이기 위해 갖은 수술로 세월을 붙잡아 보고 싶었는지 무수히 많은 성형수술로 노화를 막고 싶었지만, 여의치가 않았는지 수술의 부작용이 나타난 부위들이 흉하게 변해 있는 모습이었다.
플라톤의 가장 아름다운 대화편 중의 하나인『향연(Symposion)』이 에로스적 사랑을 다루고 있다. 심포시온은 저녁에 시작하는 질펀한 술자리로, 이 술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돌아가며 에로스에 대한 연설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사람 혹은 어떤 다른 것과 감각적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자는 그가 사랑하고 갈구하는 것에 가까워지려는 열망으로 기진맥진하게 된다. 즉 사랑하고 갈국하는 것을 자신의 곁에 계속해서 두고 싶어 한다. 에로스적 사랑에는 이러한 근본적 갈망이 있는데, 그것은 궁핍이다.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눈이다. 감각적으로 아름다움을 갈국하는 사랑의 힘인 에로스는 이렇게 갈망하는 본성이 있다. 신화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얻기를 갈망하는, 결코 잃어버릴 수 없고 영원한 삶의 충만과, 갈망으로 생기는 결핍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에로스다.
‘사랑에 빠지는 자’는 그가 사랑하고 갈구하는 것에 가까워지려는 열망으로 소진한다. 그런 사람은 사랑하고 갈구하는 에로스(eros)적 사랑에는 결핍을 채우려는 갈망을 갖고 있다. 이런 찰나의 사랑에만 집착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일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에 얻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求不得苦)의 고통 속에 살게 된다. 그것은 감각적으로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사랑의 힘인 에로스의 본성에서 나온다. 다음의 소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의 대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전략)
소크라테스: 그러니 누가 알키비아데스의 육체를 사랑하는 자가 되었다면, 알키비아데스를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라 알키비아데스에 속하는 어떤 것을 사랑하게 된 걸세.
알키비아데스: 맞는 말씀입니다.
소크라테스: 그런데 자네를 사랑하는 자가 누구든 자네의 혼(psyche)을 사랑하는가?
알키비아데스: 그것은 우리의 말로부터 필연적으로 나오는 결론으로 보입니다.
소크라테스: 그러면 자네의 육체를 사랑하는 자는 그것이 시들면 떠나가 버리지 않겠나?
알키비아데스: 그렇게 보입니다.
소크라테스: 혼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그것이 더 나은 쪽으로 가는 한은 떠나지 않겠지?
알키비아데스: 그럴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나는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자네의 육체가 시들어서 다른 사람이 떠나더라도 곁에 남는 사람일세.
알키비아데스: 잘 하시는 겁니다. 소크라테스 선생님. 떠나지 마세요.
소크라테스: 그러니 혼이 최대한 아름다울 수 있도록 분발하게.
…(후략)
이로써 모든 에로스적 열망은 결핍을 멀리하고 소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길로 이끈다. 멜라니 그리피스가 안토니아 반데라스 같은 남자가 아닌, 비록 외모는 반인반수의 사티로스를 닮았지만, 소크라테스를 만났다면 그런 갈망에서 오는 추함은 벗어버렸을 것이다. 여성 여러분은 육체를 사랑하는 남자를 택할 것인가? 여러분의 혼을 사랑하는 남자를 택할 것인가?
수퍼 모델 신디 크로퍼드는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말하기를, 여자 나이 40세가 넘었는데도 젊은 피부를 유지하는 여자가 단순히 일반적인 방법으로 가능케 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성형수술의 도움 없이는 그와 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인간이 언제부터 늙는다고 보십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제각각일 것이다. “20대요”, “30대요” 말하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늙어간다. 영국의 설교가 마틴 로이드 존스는 “인간의 처음 호흡은 임종 시의 호흡에 포함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간은 뿌리 뽑힌 나무와 같다. 이것을 여성의 몸을 통해서 보면 더욱 확실하다. 여성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갖고 나온 난자를 죽을 때까지 배란하며 산다. 그 몇 백 개의 난포 세포를 전부 배란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 중 일부만 하다 그 난포 세포와 함께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