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킷 22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시골뜨기 Jan 07. 2024

어떤 쌀을 찾으세요?

대한민국 최고품질 벼 품종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벼 중에 가장 우수한 품종으로 인정받는 최고품질 벼 품종을 소개합니다. 이 쌀로 밥을 하면 그야말로 꿀맛이겠죠.

농촌진흥청은 벼 품종을 연구 개발하는 기관인데, 쌀이 부족하던 보릿고개 시절에 통일벼를 개발하여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했고 지금은 밥맛 좋은 쌀과 다양한 기능성 쌀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벼 품종은 300종이 넘는데 이 품종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평가하여 구분하고 있습니다. 일반 벼보다 좋은 품종은 고품질 벼이고 가장 좋은 품종은 최고품질 벼입니다. 최고품질 벼는 2021년까지 20개 품종이었는데 2022년에 미소진미가 추가되어 대한민국 최고품질 벼는 21개 품종입니다.

최고품질 벼는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품종 중에서 밥맛, 외관 품질, 도정 특성, 재배 안전성 등의 기준을 적용하여 선발합니다. 선발기준은 밥맛은 삼광 품종 이상이고 겉보기에 심복백이 없어야 합니다. 심백은 쌀 중앙 부위가, 복백은 쌀 표면 부위가 흰색을 띠는 것을 말합니다. 도정률은 75% 이상이어야 하고 병해충은 2개 이상 저항성이 있어야 합니다. 저항성은 견디는 힘을 말하는데 줄무늬잎마름병 저항성이라면 줄무늬잎마름병에 잘 걸리지 않는 품종이라는 뜻입니다. 수요자의 반응을 살피는 현장평가에서 우수를 받아야 합니다.

벼 품종개발은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걸리며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걸쳐야 합니다. 최고품질 벼 품종 중에 해들과 알찬미가 있는데, 이 두 품종은 ‘수요자 참여형 육종프로그램(SPP)’을 통해 개발되었습니다. 이천시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국내 육성 벼 품종개발 시험연구를 하였으며, 지역적응시험을 통해 두 품종을 선발하여 품종명을 짓고 품종보호출원까지 하였습니다.

이천시가 함께 개발한 품종이 둘 다 최고품질 벼로 선정되어 참으로 뿌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해들 육성자로 제 이름도 올라가 있어서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 최고품질 벼 21개 품종입니다. 개발한 연도 순으로 삼광벼, 운광벼, 고품벼, 호품벼, 칠보벼, 하이아미, 진수미, 영호진미, 미품, 수광, 대보, 현품, 해품, 해담쌀, 청품, 진광, 해들, 예찬, 알찬미, 안평, 미소진미입니다. 이들 품종들을 특성별로 비교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숙기

최고품질 벼 중에 가장 오래전에 육성된 품종은 2003년 삼광벼이며 가장 최근에 육성된 품종은 2020년 미소진미입니다. 숙기는 생육 기간을 말하는데요, 조생은 짧고 만생은 깁니다. 운광벼, 해담쌀, 진광, 해들은 조생종이고, 고품벼, 하이아미, 대보, 해품, 청품, 알찬미는 중생종이며, 삼광벼, 호품벼, 칠보벼, 진수미, 영호진미, 미품, 수광, 현풍, 예찬, 안평, 미소진미는 중만생종입니다.

수량

품종별 수량성을 보겠습니다. 수량은 10a, 즉 300평의 논에서 생산한 쌀의 수량을 kg으로 표시한 것인데요 벼 수량이 아닌 쌀 수량입니다. 벼가 쌀이 되는 비율을 도정률이라고 하는데 도정률이 72%라면 벼 100kg을 도정하면 쌀이 72kg 나옵니다. 나머지 28kg는 왕겨, 쌀겨 등으로 빠진 겁니다. 품종의 수량성이 540kg이면 벼로는 750kg을 수확한 셈이죠.

최고품질 벼는 품질은 물론 수량도 높습니다. 평균 550kg 정도 되는데, 이는 무척 많은 수량입니다. 수량성이 500kg 이상이면 양호한 것이죠. 최고품질 품종 중에 으뜸은 호품으로 600kg이고 버금은 대보 593kg, 다음은 진광 591kg, 예찬 587kg, 운광 586kg, 삼광 569kg, 미품 564kg, 안평 562kg 순입니다.

지역

벼 품종별 적응지역입니다. 중부 평야지는 삼광벼, 고품벼, 칠보, 대보, 청품, 진광, 해들, 알찬미가 적합하고, 강원 산간지는 운광벼, 남부평야지는 호품벼, 영호진미, 미품, 수광, 현품, 해품, 예찬, 안평이 적합합니다. 경상남북 지역은 칠보벼, 진수미가 적합하고, 동남부 해안은 대보, 서남부 해안은 해품, 중서부 해안은 진광, 남서해안은 예찬이 적합합니다. 벼를 재배하는 생산자 입장에서 필히 고려할 사항입니다. 아무리 좋은 최고품질 벼라도 적합지역이 아니면 그 장점을 다 살릴 수는 없습니다.

식미

식미 관능검정은 밥 모양, 밤 냄새, 밥맛, 찰기, 질감을 평가하여 총평을 냅니다. 점수는 0점을 기점으로 나쁘면 마이너스, 좋으면 플러스이며, 최저치는 -3, 최고치는 +3입니다. 알찬미 경우 밥 모양은 0.64, 밥 냄새는 0.34, 밥맛은 0.48, 찰기는 0.5, 질감은 0.53으로 총평은 0.70이 나왔습니다. 모두 양호한 플러스 쪽이며 0.7은 매우 높은 점수입니다. 품종별 식미치 점수를 보겠습니다. 모두 양호하여 플러스 점수이며 이중 가장 점수가 높은 것은 영호진미로 0.75이고, 다음은 알찬미로 0.70, 다음은 미소진미로 0.69, 다음은 해들로 0.61, 다음은 호품벼로 0.56입니다. 식미치가 높은 품종은 실제로 밥을 했을 때 밥맛이 좋다고 느끼는 정도이니 소비자들이 밥쌀을 고를 때 참고할 만한 수치입니다.

벼키

벼 키는 벼 쓰러짐과 가장 관련이 깊습니다. 키가 클수록 잘 쓰러지고 작을수록 덜 쓰러집니다. 벼가 쓰러지면 품질과 수량이 떨어지고 작업능률도 떨어집니다. 그러기에 농업인은 키가 작은 벼를 선호합니다. 최고품질 벼 품종 중에 가장 작은 벼는 운광벼로 60cm고 진광은 62cm, 대보는 63cm, 예찬은 66cm입니다. 가장 키 큰 벼는 수광으로 89cm고, 삼광은 87cm, 진수미는 85cm, 하이아미는 83cm입니다.

키가 작은 벼를 심을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벼 수량을 늘리기 위해 질소질비료를 많이 주면 단백질 함량이 증가하여 밥맛은 떨어집니다. 키가 작은 벼를 심더라도 질소질 비료는 정량을 살포하여 품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벼를 재배하며 품종을 선택할 때는 정부보급종 중에서 선택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정부보급종 중에 최고품질 벼는 운광, 해담쌀, 알찬미, 해품, 삼광, 미품, 영호진미, 현품, 안평 등입니다. 정부보급종은 각 도별로 공급하는데 지역별로 공급되는 품종이 다르고 연도에 따라서도 변동이 있으니 자기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신청 가능한 벼 품종을 확인 바랍니다. 벼 보급종 신청은 매년 12월에 농업인상담소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최고품질 벼 중에 정부에서 보급하는 품종의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농가에서는 정부보급종이 아니면 볍씨를 구하기 어려우므로 다음 소개하는 정부보급종 중에서 해당 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시길 추천합니다.

생육 특성 중에 출수기는 벼 이삭이 나오는 때를 말합니다. 영양생장기에서 생식생장기로 전환하는 때이며 외적인 성장에서 내적인 성숙으로 바뀌는 때입니다. 출수기가 늦어지면 수확 시기도 늦어지므로 무상기간이 짧은 북부 산간지역에서는 출수기를 고려하여 조생종 품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출수기는 조생종은 7월 하순, 중생종은 8월 상순, 중만생종은 8월 중순 무렵입니다.

벼키는 벼 쓰러짐과 관련이 깊습니다. 키가 크면 잘 쓰러지기 때문에 키가 작은 벼를 개발하는 추세입니다. 추청벼는 84cm로 조금 큰 편이고, 고시히카리는 106cm로 아주 큰 편이라 쓰러지기 쉽습니다. 벼 키가 70cm 이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현미천립중은 왕겨를 벗긴 현미 천 알의 무게를 말하며 천립중이 높을수록 쌀알이 큰 것입니다. 보통 21g 내외입니다.

등숙비율은 벼 여묾 정도입니다. 등수비율이 높을수록 벼 알이 알차게 여문 것이며 수량이 높고 품질이 좋은 것입니다. 80%는 넘어야 양호라고 볼 수 있죠.

단백질함량은 밥맛의 좋고 나쁨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단백질함량이 낮을수록 밥맛은 좋은 편이며 6% 이하면 아주 좋은 것이고 7% 이상이면 아주 나쁜 것입니다.

도정률은 벼를 도정했을 때 쌀이 나오는 비율로서 도정률이 높을수록 쌀 수량이 높아집니다. 조생종은 낮은 편이고 중만생종은 높은 편인데 75% 이상이면 양호합니다.

쌀수량은 10a인 300평의 논에서 생산한 쌀의 무게이며 500kg 이상이면 양호한 편입니다.

내병성, 내도복성 등 '내' 자가 들어간 것은 잘 견딘다는 뜻으로 내병성은 병에 강하고, 내도복성은 잘 쓰러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