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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Apr 16. 2022

「봄」, JOY

서로에게 다르게 적힐 말들 3월, '봄'



2022년 3월의 한 단어 , '봄'



「봄」,JOY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버스커 버스커, ‘벚꽃엔딩’ 中-



으레 봄이 되면 자연스레 듣게 되는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이 시즌에 카페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곡들로 내 마음대로 만든 플레이리스트인데, 물론 봄에 들으면 봄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노래들로 가득하다. 내맘대로 만든 플레이리스트의 이름은 봄캐롤이다. 업무하거나 운전하면서 계속 듣고 있다보면, 계절감을 만끽할 수 있는 노래들.



그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인데, 그 어떤 설레는 봄노래들보다도 벚꽃이 흩날리는 그 장면을 멜로디로 가장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아한다. 그냥 설레기만 한 것도 아니고 벚꽃이 흩날리는 그 떨림과 봄밤에만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쓸쓸함마저도 노래에 기가 막히게 잘 담겨있다.




노래를 작곡하고 발표한 가수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며,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저작권료를 가져다준다고 해서 벚꽃연금이라고 부른다고. 그를 건물주를로 만들어준 곡이라는데, 작곡자가 대중들에게 얼마나 큰 봄을 가져다 주었는지 매해 들으면서 느끼고 있다. 인터넷에서 언젠가 이 곡을 묘사한 표현을 본 적이 있었는데, 묘사가 너무 탁월해서 무릎을 친 적이 있었다.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흘러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 땅에 봄이 사라졌을 때, 이 계절을 설명해줄 노래’.



3월은 개학, 개강, 새로운 시작으로 너무 바쁜 시기라서 봄의 정취를 진심으로 만끽한 것은 학생 때가 마지막이었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을 듣고도 아주 많이 웃다가 현타왔던 기억이 난다.



3월은 개학, 개강, 새로운 시작으로 너무 바쁜 시기라서 봄의 정취를 진심으로 만끽한 것은 학생 때가 마지막이었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을 듣고도 아주 많이 웃다가 현타왔던 기억이 난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면 어느 새 봄이 와있고, 야근하고 돌아가는 퇴근길에 하얗다 못해 약간 푸른 빛을 띄는 뽀송뽀송한 목련이, 그 새 지고 떨어진 짙은 갈색의 흔적들을 어두운 거리에서 볼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아, 봄이 오고 벌써 가고 있구나.’를 깨달은 지가 어느 덧 몇 년이 되었다. 먹고 사는 직장인들에게 계절감은 그저 복장의 변화이자 기분내는 사치일 뿐이지만, 삭막한 일상 속에서 그마저도 없다면 인생이 얼마나 무미건조할 것인가.



그나마 자연의 변화만이 나를 흔들면서 일어나라고, 또 나는 달라졌다고, 그러니까 너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대신 고개를 들어서 창밖을 좀 보라고 일깨워준다. 사계절의 변화 중에 가장 보드랍고 따뜻하며, 파스텔톤의 서정적인 감상을 가져다주는 계절이기도 해서, 괜히 마음을 들뜨게 해주는 것이 참 고마웠다.


© arjabedbd, 출처 Unsplash


봄을 주제로 내준 과제에서 학생들이 쓴 글을 읽다가 새로이 알게 되었다. 봄을 나보다 먼저 느끼는 것은, 그네들이라고. 어느 해에는 그래서, 그들의 과제에서 처음으로 봄을 깨닫게 되었었다.



‘추천하는 노래: 벚꽃엔딩. 추천하는 이유: 이 노래를 들으면 봄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청각에서 후각을 느끼는 너희들이 시인이다, 생각을 하고는 씩 웃으면서 그들이 배달해준 봄을 두손으로 조심스레 받았다.


© ArtisticOperations, 출처 Pixabay


또 다시 봄이다. 오감을 활짝 열고, 다가오는 봄을 온몸으로 느껴보자. 올해 겨울은 길었고, 3월은 아직 꽤 추웠다. 벚꽃 개화 지도를 보니 작년보다 개화 시기가 늦어졌다. 다행이다.



봄이 조금 천천히 오고 있으니 예전처럼 이미 와있는 봄을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자각하고 봄을 기다리는 한해는 또 어떨까, 기대해본다.




Written by. JOY









독서모임, 우리들의 인문학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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