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다르게 적힐 말들, 23년 3월
졸린다.
3월은 졸린다.
춘곤증이라기엔 아직 춥지 않은가
했는데 금세 더워진다.
춥다가 덥다가 봄이 무어냐.
꽃 피는 계절 아닐까?
매화 먼저 진달래 개나리 피고
연녹색이 파스텔 점묘화처럼,
목련은 다소곳이 잎을 드러낸다.
생명이 시작하는 것인가.
이젠 새해 다짐도 무덤덤해졌는데,
봄은 뭔가 무감각해진 내 영혼이 기지개를 피게 한다.
뭔가 다짐을 해볼까 하다가도
책을 읽어볼까 하다가
따듯한 산책을 나갈까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볼까
이런 저런 아지랑이가 머릿속에 피어오른다.
그래도 역시 나른하게 포근한 곳에서 낮잠이 좋겠다.
졸린다.
3월은 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