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들을 만났다.
살아가는 이야기, 견뎌내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중에 카페에서 라라랜드의 Another Day of Sun이 흘러나오면서 화제에 자연스럽게 영화가 오르게 되었다.
가장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게 될 때면, 나는 가까운 사람들과 있어도 우리 사이의 투명한 벽을 확인하고 문득 외로움을 느낀다. 이건 한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적게 아는 것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내가 영화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만큼의 사랑이,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다른 것을 향해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 차이다.
현실에 더 집중해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틈에 있다 보면, 혼자만 영화라는 허구의 세상에서 살다 이제 막 현실 세계에 들어와 적응을 하지 못하고 헛도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언제나 생각하고, 또 진정으로 동경하는 것들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존재가 불가능한 것들을 사랑하고 있다. 히치콕 감독의 영화 <현기증>에서 메들린의 환상에 집착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스콧처럼.
#2. 사진을 찍는다는 건 시간을 채집하는 것.
은중과 상연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반가웠던 건 극 중 사진을 찍는 행위, 음..사진 그 자체가 인물들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셔터스피드를 60에 놓고 찍으면, 이 안에 60분의 1초가 담겨있다는 그 말, 들어보셨는지. 내가 사진을 사랑하는 행위에 의미 한 스푼을 더했다. 문득 보고 싶은 엄마.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난 그렇게 사진으로 수집을 하고 있었던 거다.
순간, 찰나, 셔터스피드 60.
만질 수 없고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 그런 시간이 실은 내 손을 떠난 적이 없었던 셈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난 정말.
사진이 더 사랑스러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