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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타민 Feb 10. 2021

내 곁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이유

영화 '윤희에게', '문라이트'를 통해 알아보는 좋은 사람의 조건

제 24회 부산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윤희에게'가 상영되었습니다.

임대형 감독의 2019. 11. 14일 개봉작인 독립영화 '윤희에게'는 배우 김희애, 김소혜 주연의 멜로영화입니다.


사실 윤희에게를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다른 평론이 나오겠지만, '윤희에게'와 영화 '문라이트'는 매우 비슷한 관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윤희가 엄마 윤희로 커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생각을 고쳐먹게 만들어준 딸 '새봄'과 어리숙한 흑인 소년를 끝까지 믿고 신뢰해주며 사랑을 주었던 '테레사'는 한 개인이 주체적이고 올바른 사람으로 커나가는 데 주변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만들어주는 등장인물입니다.



사실 '문라이트'와 '윤희에게'는 현대 사회에서 매우 격렬한 논쟁중인 '동성애'를 주제로 합니다.

다양한 종교단체와 시민사회 단체에서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개별 사람들도 각자의 의견을 내면서 논쟁중이죠.


동성을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주인공은 영화의 시작부터 매우 흡사한 전개를 가집니다.

동성애자가 된 시점이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청소년기 부터 분명하게 동성애자임을 인식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성격도 동일하고, 이를 숨기며 살아가는 모습도 동일합니다.

또한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는 주변인들의 모습도 영화에서 매우 주의깊기 다룹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를 거부하며 저지하는 이들도 존재하죠.

윤희의 오빠와 호모라고 놀리는 흑인소년의 친구 동년배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죠.


영화 '윤희에게'와 '문라이트'는 사회의 단면을 다룹니다.

단순히 동성애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개인과 다수의 모습을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의 행동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동성애자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옛 사랑과의 만남을 성사시켜 노력하는 '새봄' 그리고 커나가는 과정에서 리틀(사이론)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준 '테레사'는 주인공이 자신의 생각을 유지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이끌어준 '좋은 사람'입니다.


사회라는 곳에서 정해진 규율과 규칙이라는 것을 들이밀며 바람이 들었다며 스스로의 모습을 존중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며 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동반자의 모습은 나의 곁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첫번째, 믿음


영화 '윤희에게'에서 믿음을 주는 인물은 윤희의 딸 '새봄'과 그녀의 첫 사랑인 '쥰'의 고모 '마사코'입니다.

온전한 가정을 꾸리라며 재촉하며 '정상적인' 모습을 기대하는 다른 주변인들과는 다르게 '새봄'과 '마사코'는 윤희와 쥰이 만나 옛 추억을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사실 동성애자가 막상 본인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면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거나 당황하는 기색을 보일 수도 있지만, 새봄과 마사코는 있는 그대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영화 '문라이트'의 경우에도 동일합니다.


사실 문라이트는 영화를 접하거나 상업영화를 즐겨보시는 분이라면 조금 난해한 내용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그리고 청년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리틀, 샤이먼, 블랙으로 불리는 이름은 주인공의 외적인 변화 뿐 아니라 단단해지는 내적 변화를 나타냅니다.

리틀에게 아무 조건 없이 사랑과 관심을 주는 '테레사'와 그의 '남편 후안', 남편이 죽은 뒤에도 샤이먼의 곁에서 사랑과 애정을 주는 '테레사' 그리고 그의 사랑의 대상인 '케빈', 블랙으로 불리는 시기에 그에게 여전히 사랑의 대상인 '성인 케빈'은 주인공이 세상 속에서 더욱 단단히 스스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세상의 익숙함에 반기를 들고 솔직한 스스로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행동은 인간의 존재이유인 '자유함'을 충분히 달성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사실 사랑하는 법, 남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법은 학교에서 교과목으로 배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습니다. 지식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이기 때문이죠.

그러한 점에서 윤희의 주변 사람과 리틀(- 샤이면 - 블랙)의 주변 사람은 사랑이라는 진심이라는 마음의 울림에 충실했습니다.



둘째, 지속성


영화 '윤희에게'에서 새봄은 엄마를 쭉 믿어줍니다.

사실 이러한 믿음은 엄마이기에 조금은 의무적인 측면도 있지만, 성인이 된 새봄이 엄마를 떠나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고 쭉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과 자신의 친구들과 남자친구에게 엄마를 자신있게 소개하는 모습은 의무적인 모습이라고 보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실 '윤희에게'를 보면서 나의 부모가 동성애자라면 나는 어떻게 반응할까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어떠한 반응을 할지, 어떻게 행동하고, 주변에 어떻게 말을 할지에 대해서를 말입니다.

사실 영화에서는 동성애를 테마로 잡기는 했지만, 우리 사회에로 나아가면 다양한 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모가 추하게 생긴 사람,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 낮은 봉급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 성격 때문에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등 다양한 테마로 적용해 봤을 때 과연 나는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주변 사람을 인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뻗어나갈 수 있죠.

그리고 그 사람이 내가 알지 못했던 문제를 지닌 사람이었을 때, 내가 지속적으로 그 사람을 품고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봤습니다.


 

그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고민해봤을 때, 완전히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새봄과 마사코는 훌륭한 인물입니다.

가족임이에도 그리고 성인임에도 관계를 끊지 않고,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움 없이 함께 주인공들을 윤희와 쥰을 인정했기 때문이죠.


관계에 있어서 여러 흠과 부족함 그리고 다름을 보더라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라이트'의 경우에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한 아이가 주체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후안과 그 아내 테레사'와 은 어릴 적 리틀(- 샤이먼 - 블랙)이 더욱 단단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블랙으로 성장하기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었습니다.

비록 영화에서는 테레사가 블랙에게 관심을 주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블랙이 자신의 친부모와 새롭게 관계를 풀어가고 주체적으로 엄마와 함께 대화를 하는 과정을 통해서 완숙된 블랙의 모습을 강조합니다.



사실 샤이론의 친모는 약을 파는 사람이자 매춘을 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아들에게 관심을 갖기 보다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서 약과 남자 등 다른 것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모이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친모를 통한 많은 상처와 모성애 없이 자란 샤이론은 후안과 테레사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었다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거나, 삶에서 나락으로 빠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테레사와 후안의 관심은 어린 리틀에게 새로운 희망이었고, 청소년기에 접어들어서 지속적인 테레사의 관심은 샤이론이 보다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었죠.

삶의 주체로 성장하는 데 그 역할을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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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라이트와 윤희에게는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동성애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통해서 주인공의 사회저항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자아실현이라는 관점에서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주변 사람이라는 영화적 장치를 이용하여 영화 전체를 평가하고자 한 것은, 사회라는 하나의 거대한 대상을 영화에서 찾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응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이 존재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삶에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5년, 10년 그리고 30, 40년 된 친구들이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죠.

세상에 반기를 들며 스스로의 자아실현을 뽐내는 주인공들의 관점에서 영화를 평가하는 것도 좋은 평론이겠지만, 이러한 것들을 가능케하는 주변의 사람들은 나의 삶에서 너무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저는 영화를 통해 들여다 보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동성애'라는 다소 민감한 주제를 택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민감한 주제가 함의하는 것은 '민감한 주제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보라는 강력한 권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러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의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윤희가 자신이 잊었다고 생각하는 옛 사랑이 사는 동네로 여행을 떠난 것도 하나의 결단과 의지이고, 블랙이 사랑의 대상이었던 케빈을 찾아간 것도 일종의 용기였죠.


'용기와 결단 그리고 의지'는 스스로의 선택을 나타내는 멋진 단어입니다.


영화 '문라이트'와 '윤희에게'는 현대 인간관계마저 하나의 스펙이 되어버리고 어떠한 관계를 쌓는가가 성공의 척도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이 사회에서 사는 모든 분들이 편견없이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삶에 간절한 조언을 하는 영화를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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