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취향에 대하여

3. 나 : ‘나’라는 여정 떠나기

by goyouhannn

취향은 어느 날 갑자기 선물처럼 주어지기도 하지만, 대개는 이를 발견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쌓여 더 깊고 풍부해진다. 내가 생각하기에 취향을 선명히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자본(돈),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 그리고 나의 감각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태도다.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야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서브웨이의 튜나 샌드위치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랜치와 스위트 어니언 소스를 즐겼지만, 가벼운 맛을 찾아 여러 시도를 해본 끝에 지금의 ‘레드 비네거와 후추’라는 나만의 꿀조합을 찾아냈다. 누군가에겐 사소한 일일지 모르나, 이 작은 선택지를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나는 수많은 '실패한 맛'을 견뎌야 했다.


오늘도 카페의 신메뉴인 오렌지 말차에 도전했다가 ‘아차’ 싶었다. 입에 맞지 않아 아메리카노를 시킬 걸 그랬나 후회도 했지만, 시도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그 맛을 궁금해하며 내 취향의 경계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나는 텁텁한 맛보다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구나." 이 사소한 깨달음 하나가 내 취향의 지도를 한 칸 더 넓혀준다. 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모른 채 살아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이런 호기심은 여행지에서도 빛을 발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묵게 된 게스트하우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신의 취미가 한두 가지뿐이거나 아예 없다고 말해 나를 놀라게 했다. 돌이켜보니 내 곁에는 책 읽기, 콘서트 가기, 한강 자전거 타기, 요가와 등산, 맛집 탐방 등 수많은 즐거움이 늘어서 있었다. 이는 우연히 얻은 것이 아니라 비건 베이킹, 꽃꽂이, 도예, 클라이밍, 복싱, 그리고 순례길까지 내 꿈과 흥미를 찾기 위해 부딪히며 얻어낸 전유물이었다.


이러한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며 취향을 찾는 행위는 결국 나를 사랑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내가 무엇을 선택할 때 가장 나다운지, 어떤 생활 방식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무엇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구분하며 나만의 기준을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한 여정과도 이어진다.


나이가 들며 취향은 변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더 깊어져 단단한 취미가 되기도 한다. 나를 알아가는 이 탐험은 참으로 재미있고 멋진 일이다. 내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이 과정을, 나는 오늘도 진심을 다해 즐기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수고로움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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