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40대가 되었다. 어린 시절, 40대는 우리 엄마 아빠의 나이였고, 그 시절 나는 그들의 인생이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그 나이를 살아보니, 완성은커녕 더 큰 혼란과 더 깊은 고민이 밀려오는 시기였다.
제주 곳곳에서 마주치는 가족들, 친구들의 아이들이 커서 어느새 내가 어린 시절이었던 그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은 문득 이렇게 속삭였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이렇게 살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겠구나.’
나는 무엇인가가 나를 계속 끌어당기고 있다는 느낌을 오래전부터 받고 있었다.
누군가가 정해준 삶,
남들이 올바르다고 말하는 길,
익숙하지만 마음은 점점 메말라가던 일상.
이것이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내 삶은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터져버린 경제적 위기, 반복되는 우울,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끝내 감지하지 못한 날들.
어쩌면 그 모든 혼란은 나로 하여금 ‘다시 나로 돌아가라’는 사인에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또다시 짐을 싸고 제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스무 개의 질문을 시작했다. 그 질문들은 결국 죽음을 앞둔 오늘이 아니라 살아 있는 나를 바라보는 질문들이었다.
나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나’를 다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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