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육아 롤러코스터 탑승 준비 됐나요
18화
육아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育兒, 育我, 六我수필 스물두 번째 이야기
by
ANNA
Apr 5. 2022
아래로
새벽 6시, 아기가 일어난다. 남편과 나는 둘 다 아침잠이 많아 6시에 일어나는 게 고역인데 아기는 그런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침대를 탈출하고선 즐거워한다.
결국 우리는 한 사람씩 교대로 불침번을 서듯 아기와 놀아준다. 그런데 그 시간은 분명 같은 시간임에도 다르게 흐른다.
내가 졸린 눈을 비비며 커피 한 잔을 원샷 때리고서 놀아주는 그 한 시간. 억겁의 세월 같다. 책도 읽고 장난감도 한 번씩 다 가지고 놀았는데 고작 20분이 지났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침대에 누워 있을 땐 잠시 눈을 감고 뜨니 30분이 훌쩍 지나있다. 잠깐 눈만 감았을 뿐인데.
그래서인지
추노 같은 모습으로 아기와 놀아주고 있는 남편
(물론 남편의 눈에도 내가 추노로 보일 거다)이
안쓰럽고 폭풍 같은 잠을 자서 미안해진다.
대략추노
물론 몸은 쉽사리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낮에도 마찬가지이다. 아기와 놀아주는 시간은 그렇게 더디면서, 아기가 낮잠을 자는 두 시간, 내가 육아로부터 해방되는 바로 그 시간은 그냥 잠시 휴대폰만 봤을 뿐인데 도대체 왜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는가!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동했다 돌아왔을 때 실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타임리프를 다룬 소설들. 그런 느낌이다.
그렇게 육아의 시간은 느릿하게 흘러간다. 아니, 흘러가는 줄만 알았다.
아기의 돌잔치를 알아보고 계약하러 다녀오기 전까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양가 친척들을 모시고 소규모로 돌잔치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늦게나마 예약을 하러 갔다.
생각해보니 조그맣게 태어나 목도 가누지 못하던 아기가 어느새 자라 소파에도 올라가고 옹알이도 많아졌다. 자는 시간이 전부였던 아기, 사물이 흑백으로만 보였던 그 아기가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날 보고 활짝 웃더니 내게 안겨든다.
어느새
이렇게 자랐구나.
아침엔 느리게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더니, 이제는 빠르게 지나가버린 시간이 야속하다.
한 번 자고 나면 성장하는 너처럼 너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 곧 아기에서 어린이가, 어린이에서 소년이, 소년에서 청년이 되겠지.
그래서 지금 내 품에 있을 때 많이 안아주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이 느리게 흐르는 아침 시간을 오래도록 기꺼이 받아들이며 보내기로
마음먹어본다.
keyword
육아일기
육아에세이
에세이
Brunch Book
육아 롤러코스터 탑승 준비 됐나요
16
육아에세이가 넘쳐나는 이유
17
너와 나의 결정적 순간
18
육아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19
진짜로 아줌마가 된 날
20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육아 롤러코스터 탑승 준비 됐나요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6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ANNA
직업
에세이스트
✅️ 육아툰 <육아는 단짠단짠> ✅️ 육아수필 ✅️ 심리학 학사 석사 전공한 신경예민한 신경심리사
팔로워
40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17화
너와 나의 결정적 순간
진짜로 아줌마가 된 날
다음 1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