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새싹하늘보리색
어느 날, 학과사무실에 정수기 점검을 하러 오셨다.
나름의 간식타임으로 간식과 음료를 마시다가 이모님도 과자 좀 드세요~~~ 의 분위기가 되었다.
그러면서 너무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조금 눈치가 보였던 나는
이모에게 화재를 돌리면서 말했다.
"저는... 정수기 물을 잘 못 마셔요..."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여기저기서 자기들의 이야기를 꺼낸다.
"이상하게 냄새가 나는 것 같고, 목구멍에서 잘 넘어가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결혼을 했지만 저의 집에도 정수기가 없어요..."
이제 생각해 보니, 정수기 회사에 소속된 이모님이 듣기에는 참 어이가 없는 소리일 것 같다.
"그렇구나... 그럼 물을 어떻게 마셔요?"
"저는... 물을 끓여 먹어요..."
"어릴 적엔 보리차, 메밀차 등 어머니가 매번 끓여주셔서 마셨던 것 같아요."
갑자기, 이모님이 활짝 웃으시며,,,
"오~~ 사랑 많이 받고 자랐네~ 정수기 물을 안 먹어봐서 못 먹는 거네~~
어머님이 엄청 신경 많이 써서 키우셨네~~~~ 어머니께 잘하세요~~~"
순간 찌릿~~
사람은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당연해지는 것들이 많다.
그중에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부모님의 사랑"이겠지...
순간 잃어버렸던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치며 올라왔다.
사실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실이다.
"아.... 그런가요?"라는 말을 하면서 머슴쩍게 웃었지만 하루종일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맞네,,, 생각해 보니 나는 맹물을 마셔본 적이 거의 없네..
커서도 정수기들이 있지만 거의 믿지 못한 호수, 여러 가지 이유로 목이 말라도 참아왔던 것이다.'
이렇게 가정교육이 크다..
여름에 끓였던 보리차가 상해서 못 마셨던 한두 번쯤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정성스레 무언가 달인 물로
한 번씩 눈에 좋다는 결명자 물도 번갈아가며 마셨던 것 같다.
사실은 어릴 적 유리병에 들었던 기억 속에 보리는 매우 진한 커피콩 같은 진갈색이었다.
아마도 물로 바로 끓이기 쉽게 가공된 볶은 보리였던 것 같다.
지금처럼 포장도 잘 되어있지 않았고, 검은 봉지에 소금 사듯이 사 왔던 것 같다. 천 원 치를 사면 한 달을 족히 먹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편의점에서 끓인 보리차는 350ml에 2,500원이다.
세월이 이렇게 변했구나....
쌀밥 대신 보리밥, 보리죽으로 주식을 담당했던, 조연이라도 초특급 조연으로 자리를 매우 잘 지켜내고 있는 보리... 우리나라는 쌀, 보리, 조, 콩, 기장을 오곡이라고 하는데.. 보리 또한 N잡러이구나~~
보리밥, 보리죽, 보리막걸리, 보리차, 보리수제비, 보리고추장, 보리수단, 맥주 등...
보리는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랜 작물 중 하나로 중부 유럽이나 이집트의 석기시대 유물에서 보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약 1만 년 전부터 재배되었다고 추청 된다고 한다.
'보릿고개'라고 다들 들어보셨을 테다. 겪어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
소화도 잘되어 아무리 먹어도 배가 덜 부르다는 장점~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죄고의 자연강장제로 위를 온화하게 하고 장을 느슨하게 하며 이뇨의 효과도 있고 심장보호제 역할도 한다.
보리의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은 혈당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쌀과 보리를 7:3 비율로 썩어서 먹는 게 제일 좋다고 한다.
보리차 이야기를 하다가 보리밥 이야기는 빠질 수 없나 보다...
맥주의 원료라서 또 빠질 수 없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리음료...
하늘보리, 새싹보리, 황금보리, 맑은 보리, 블랙보리, 아임보리, 처음보리, 순백보리.. 키즈보리차 등..
수많은 브랜드로 경쟁 속에서 자라고 있다.
잊혀가는 '맥콜'이 갑자기 마시고 싶지만...
그래도 다양한 브래드로 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고 몸에 좋기 때문이 아닐까..
IMC전략*을 시작한다면 매우 전략적일 텐데...
지금은 가볍게 훑고 지나가는 걸로...
*IMC전략
Inte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의 약자로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전략적으로 비교하고 검토하고 어떻게 판매전략을 체계화시켜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실천하는 마케팅 전략방법이다.
보리차의 추억에서 시작했지만,
끝은 파이팅으로...
9월의 마지막 오늘 하루도
견뎌보리
이겨보리
버텨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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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보리
오늘, 나는 무슨 색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