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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새로운 미래

조희정|(재)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박영심 디자인씽커

by 컬러코드

(요약)


New Local is Coming


'지역' 이해하기
지역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터전이다. 나고 자란 곳, 학교를 다닌 곳, 일했던 곳 모두 지역이다. 도시 안에도 지역이 있고, 도시 밖에도 지역이 있다, 도시 역시 지역이다. 지역은 도시 밖 변두리의 다른 이름이 아니며, 단순한 행정구역도 아니다. 지역은 "역사와 문화면에서 통일성이 있는 일정 구역", 즉 우리가 생활을 꾸리고 있는 모든 곳이다.(p11)



Chapter1. 지역이 성장하고 있다.


로컬을 향한 물결, 즉 로컬 웨이브는 이미 우리 사회의 여러 현장에서 그리고 개인의 의식주 생활 곳곳에서 또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지역 톺아보기
어느 곳이나 지역이다.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는 모든 곳, 삶의 장소는 모두 지역이다. '지역성 Locality'은 지리적 의미뿐만 아니라 지역 고유의 삶의 방식을 내포한 개념이다. 공과 사람, 생활방식이 모두 어우러져 지역을 형성한다. 즉 사람과 생화랑식의 변화에 따라 지역은 변한다.

대도시 중심의 사회체제는 이례적인 속도로 성장을 이끌었고 변화의 선두에 있는 서울 외 지역은 덜 중요한 곳으로 인식됐다. 지방 자체가 작동하기 시작한 지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많은 지역이 여전히 자립하지 못하는 부실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오직 대도시에만 삶의 기회가 있는 것처럼 도시로 향했다. 서울이 아닌 지역은 무의미하다고 느끼며 '출세=서울'이라는 공식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다. 소박한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물정 모르는 어리숙한 사람으로 취급했다.(p17)


한국과 비슷하게 사회 발전을 이룩한 일본에서는 지역소멸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콤팩트 시티 Compact city'를 제시하며 산촌 인구의 이주를 장려하기도 했다. 콤팩트 시티는 주민 생활의 편의성을 높이고 도시와 산촌을 연계할 수 있는 대안적 의미도 있지만 그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엔 산촌은 턴 빈 채 도시에만 바글바글 보여 사는 단절된 콤팩트 시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더 살기 좋은 곳, 더 나은 삶을 찾아 도시로 떠나기 이전에 더 나은 삶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p19)

그렇다면 살기 좋은 고쇼이란 어떤 의미이며 지역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흔히 지역 경계선마다 보이는 '살기 좋은 **'. '행복도시 **' 등의 슬로건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위풍당당한 슬로건이 지역민들의 실생활을 바탕으로 자연스레 생겨난 정체성이 아니라 행정편의를 위한 알맹이 없는 구호일 때 그 수식은 지역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눈가림이 되고 만다. 지역 외부의 평가에만 의존하거나 정치와 행정 편의적인 대상에 머물러 수동적으로만 존재할 때 지역은 발전 가능성을 잃는다.(p20)


지역살이의 안과 밖 그리고 기회

어떻게 지역의 발전을 이룰 것인지, 무엇을 성장시킬 것인지 지역 사회와 지역민이 처음부터 함께 생각하고 실천하는 과정인 것이다. 개인과 사회의 균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다시금 곱씹어 보고, 잊혔던 가치들을 되돌아봐야 한다, 케케북은 옛 가치들을 고수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변해야 하는 것들, 오래된 것들, 자연스레 소멸해 가는 것들을 고집스럽게 부여잡고 있자는 것도 아니다. 삶의 다양성을 고민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오는 동안 중요한 것을 잃은 건 아닌지 함께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p25)


지역 재발견은 지역자원이라는 재료 창업이나 기술과 간은 레시피, 능동적인 사람이라는 셰프가 만드는 요리와 같다. 이 책은 그동안 외면당한 지역을 이색적인 요리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이자, 먼지 쌓인 필름 더미 속에서 아무도 틀어주지 않았던 지역이라는 영화를 새로이 발견하는 과정이다.(p27)




Chapter2. 지역 외부의 지원


사람이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마을을 인체에 빗대어보자.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는 사람이다. 사람이 모여서 가정을 꾸리면 가족이 되고, 가족이 모여 동네를 이룬다. 그다음으로는 마을이 되고, 마을이 모이면 시가 되고, 시가 모이면 현이 되고, 현이 모이면 국가를 이루게 되므로 마을 최소 단위는 곧 사람인 셈이다. 그러므로 원가를 제대로 하려면 반드시 사람부터 고려해야 한다. -<교황에게 쌀을 먹인 남자>, 다카노 조센-
누구나 자기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일하는 방법, 휴가를 즐기는 방법,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 모두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여유롭게 살고자 하고 누군가는 발 빠른 정보와 다양한 체험이 가득한 곳에서 부지런히 살고자 한다. 각자가 지향하는 삶의 모양에 따라 적합한 지역이 달라진다. 무조건 도시에서의 삶만이 정답은 아니다. 도시 생활에 지쳐서, 고향이 그리워서, 새로운 이러를 찾아서, 취향에 맞고 느낌이 좋아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제각각의 이유로 많은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p37)



정부의 지원으로 지역이 달라진다.

쇠퇴한 지역을 되살리기 위한 정부의 재정투자는 쓰나미 간은 뭉칫돈이 아닌 가랑비 같은 적은 돈으로 나누어 이뤄져야 한다 쇠퇴하는 지역을 낙인찍고 철거하거나 재가 발하는 대신 스스로 재생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할 때도 덩치 큰 주택건설회사를 지원하는 것보다 임대주택을 한 채 한 채 짓는 공급자와 그곳에 입구해 살아갈 당사자들에게 직접 혜택이 가도록 지원했다 한다.
-<미국 대도시의 죽은과 삶>, 제인 제이콥스
지역 개발과 재생에 지역의 특성이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지역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획과 지역민들에게 취지를 충분히 알리고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진 뒤에 만들어진 공간은 훨씬 덜 낯설고 지역의 매력을 한층 더 부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다 함께 의논하는 데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게 소통의 과정을 축소해도 된다는 근거가 될 순 없다. 한 때 유행했던 벽화 마을 만들기가 주민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는커녕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를 잃으키고 결국 페인트 업자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했을 뿐이라는 푸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주민들의 필요성을 반영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하고 조율하는 일이다. 성급하게 외관만 치장하는 변화는 금세 효력을 다하고 그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새로운 지원사업의 효과의 지속성에 대해 정부, 기업, 시민이 모두 함께 터놓고 오래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천천히 재생'은 무조건 느리게 진행하자는 것이 아니다. 성급한 추진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대비하고 모두의 공감과 동의에 기반하여 협력을 이끌어 내는 민주적 과정이다. 천천히 재생은 그동안 빠른 속도로 달성해 온 것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돌아 회고 성찰하는 지역재생의 필수적인 방법론이다.(p57)



기업은 지역의 또 다른 조력자다.

사회공헌의 또 다른 이름, CSV
2011년 하버드대의 마이클 포터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논문 <The Big Idea:Creating Shared Value)에서 '기업이 운영하는 지역사회 경제 및 사회적 조건을 동시에 향상하면서도 디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영 방식 및 정책'으로서 '공유가치창출 CSV, Creating Shared Value'개념을 소개했다.

기업 이익과 사회 이익은 서로 분리해 따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고 공유되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기업의 CSV는 여전히 퓌약계층 지원 등 복지부문에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지역 창업 부문에서도 기업의 CSV지원은 하나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p68)


자본주의 연구와 창조적 파괴 개념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슘페터는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면서 기업가의 사회적 역할을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이라고 정의했다. 기업은 사회에서 이익을 얻으므로 사회와 공존하는 법을 필수로 생각해야 하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기업은 제 가족 챙기기, 자기 기업만 살아남기 등 사적 가치만 도모하려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제는 본질적 가치로 돌아가 기업도 살고, 사회도 살고, 사람도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p71)




Chapter3. 지역 내부의 동력

지역자원은 사회로 퍼저 나간다.

슘페터의 기업가 정신이 '행위자 자산 Agency property'의 개념이라면 실제로 지역창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회자본을 '관계 자산 Relational property'이라는 개념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 관계 자산은 이주민과 주민 사이의 관계, 개인가 자원을 관계 등 '연결성'을 강조한다. 개인의 실천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사람, 자원의 연결성을 강조한다느 점에서 현재 지역재생에 필요한 개념이다. 지역 내부의 연결뿐만 아니라 지역 간 네트워크 또한 중요하다. 지원정책, 지원 기구, 다른 지역 창업자, 유사업종 창업자 등 네트워크의 확장을 지속가능성에 큰 영향을 준다.(p92)



기술은 지역을 확장한다.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발상에서 온다. 새로운 발상은 기술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기술을 통해 표현된다. 혁신은 사람과 세계를 보는 시각에서 태어난다. - <요즘 브랜드>, 박찬용
지역을 바꾸는 아이디어들이 '크라우드 펀딩 Crowd funding'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실현 가능해지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와 상품 서비스와 사람을 연결하는 데 새로운 기술이 활용되어 빛을 발하는 것이다.(p106)



더하기 창업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다.

지역창업은 한 개인의 창업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와 가치가 더해지면서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다. 이미 창출에만 몰두하기보다는 지역 가치를 발전시키고 활성화할 때 오히려 지역 창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역 활성화는 지역 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사회전체에 영향을 준다. 개성 있는 지역들의 균형적인 발전이 유기적이고 순환하는 구조의 사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역 발전이란 곧 사회 전체의 발전이다.(p160)




Chapter4. 새로운 영역의 발견:뉴 섹터

지속 가능한 지역재생을 위한 출발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톨스토이-
정부, 기업, 지역사회(현장)가 평등한 관점에서 원활한 소통을 해야 하는데, 정부는 규제하고 기업은 수익만 추구하며 현장은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치부되어 악순환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현장의 상황은 천차만별인데 정부 기관은 쓸만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도 않고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제한적이다. 정부의 지원사업 정보 역시 기관 홈페이지의 복잡함과 비효율성으로 결국 사기업의 포털 검색에 의존하거나 주로 물어보는 것이 더 유용한 상황이다. 관련 법의 장벽만큼이나 제도의 원칙주의적 구조가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원칙의 준수만큼이나 지원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 되새겨봐야 할 때다.(p174-175)


문제 상황을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으로 생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과로써의 갈등이 아니라 변화의 출발점, 과정적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에 우리는 익숙하지 않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니 갈등을 대하는 관점 역시 모두 다르다. 그러나 올바른 해결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제를 직시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지역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단계적으로 충분히 고려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사회문제의 새로운 방법론인 '리빙랩 Living lab'은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기 이전에 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제를 '문제'라고 정의한 후, 지역 사람들이 '합의'하는 과정 자체를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 지역의 변화가 대안적 삶의 가능성이 될 수 있지만 유토피아는 아닐뿐더러 이제까지 지역마다 누적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이 변화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p179-180)



리빙랩의 유형별 문제 정의 과정(p180)

[ 가능성 ]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

[ 필요성 ] 누구에게나 필요한 문제인가?

[ 시급성 ] 해결이 급한 문제인가?

[ 경제성] 비용은 어느 정도 드는가?

[ 포용성 ] 누구에게나 필요한 문제인가?

[ 지속가능성] 해결이 급한 문제인가?



현장 기반의 윤활유 조직

정부는 규칙을 제정하고, 표준을 정라고 제공한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 하지는 않는다.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피터 드러커




Chapter5. 지역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

로컬은 하나의 작은 공간일 수도 있고,
거리일 수도 있고, 마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곳의 장소성에 집중하고, 그 장소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과 작은 시장을 형성하고, 그 장소성을 좋아하고 찾는 소비자들과 새로운 마이크로 경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역발상이 기회를 만든다.

특별한 의미라곤 없어 보이는 것을 '가치 있는 것',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비틀어보는 생각의 전환이 창조의 거름이 된다.

폐공장을 부수고 새 공장을 짓는 것이 아니라 그 형태를 살리면서 카페나 문화공간으로 새 의미를 부여하는 것, 양조장을 밀고 아파트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살려 주세 맥주펍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농작품 수확량을 늘리는 데만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을 디자인하여 브랜드화하는 활동 모두 새로운 시선이 더해진 결과다. (p212-213)



지역이 지역을 도우며 자생하는 미래

지역마다 새로운 동력이 형성되는 모습과 추구하는 가치는 과거 사회와는 많이 다르다. 지역 재발견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형성하는 일을 앞으로는 과제로 남겨놓는다면 우선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지속하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이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지역 플레이어는 청년 창업자와 지역 주민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엎서 이야기한 뉴 섹터로서의 중간지원기관이나 기초지자체 역시 지속적인 지역 변화를 위해 필요한 플레이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일 때 지역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p216)




로컬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희망이 보이고
시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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