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싶은밤팥죽색
동지는 24 절기 중 하나로, 태양의 고도가 가장 낮고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오늘이 동지는 아니지만, 왠지 떠나는 2024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앞서네요.
물론 2025년이 많이 기대가 되긴 합니다.
동지부터 낮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해서 새로운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동지를 작은설이라고 부르며 특별히 팥죽을 끓이고 나눠 먹는 풍습을 지켰다지요.
무엇이 그리도 정신이 없었는지 이번 동지는 챙기지 못했습니다.
마트를 둘러보다 데워먹는 팥죽을 넣었지요. 1+1이라고 했지만, 단팥죽, 팥죽 이런 조합은 안된다고 해서 많이 아쉽기 했습니다. 그 와중에 날아오는 질문!!
"엄마, 왜 팥죽은 갈색이에요?"
"팥이 원래 이런 색이야. 하지만 옛날에는 이 갈색을 붉은색이라고도 불렀고, 특별한 의미를 가졌단다."
"어떤 의미요?"
"옛날 사람들은 붉은색이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고 믿었어. 특히 동짓날처럼 밤이 가장 긴 날에는 그런 나쁜 기운이 집안으로 들어온다고 해서 팥죽을 문이나 벽에 뿌리곤 했지."
"그리고 옛날 전래동화 중에 호랑이와 팥죽 할머니 이야기가 알지?."
"호랑이랑 팥죽이요? 알죠~ 알죠~"
"옛날에 한 할머니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했는데, 팥죽을 끓이겠다고 시간을 벌었어.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여러 동물 친구들과 함께 호랑이를 물리칠 계획을 세웠잖아? 결국 팥죽의 뜨거운 김과 함께 동물들이 힘을 합쳐 호랑이를 쫓아내잖아."
"맞아요... 팥죽은 정말 용감한 음식이네요!"
"그렇지. 팥죽은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니라, 지혜와 용기, 그리고 협동의 상징이 될 수도 있는 거야."
"근데 엄마, 팥은 왜 붉다고 하는 거예요?"
"팥의 붉은색은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어. 팥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천연 색소가 들어 있어서 붉은색을 띠는 거야. 이 색소는 항산화 작용을 해서 우리 몸에도 아주 좋은 성분이지."
"그럼 팥은 건강에도 좋은 거네요?"
"당연하지~ 팥죽을 먹으면 몸도 따뜻해지고 건강에도 좋단다. 붉은색은 이렇게 전통적인 의미와 과학적인 이유 모두에서 특별한 색이야. 같이 먹어볼까? "
크게 웃지는 않았지만 대견함에, 따뜻함에 미소 지어지는 날이었습니다.
동짓날 붉은 팥죽의 이야기는 겨울의 차가움을 이겨내는 따뜻한 가족의 사랑과 전통으로 우리를 이어주는 것 같네요.
푸른 뱀의 해, 을사년입니다.
마음이 많이 무겁지만 건강하고 천천히 느리게 2025년을 맞이해 보아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지혜와 용기로 평안한 나날, 무탈한 나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마음속으로 생각해주세요. 무안 제주항공 참사 추모기간인
2025년 1월 4일까지 댓글 없이 글을 발행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