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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Aug 10. 2024

[엄마같은] 충분히 매력적인 걸.

부산송도海암남색


언제부터인가 서구 주민이 되었다. 마땅히 아이들과 갈 곳이 없으면 케이블카라도 타러 가자고 한다. 특히 야간에 가면 야경도 멋있고 시원하고 좋다. '케이블카라도'라고 말했지만, 케이블카를 놀이기구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는다. 사용료는 생각하지 않고 계속 타고 싶다고 한다. 케이블카가 말이 쉽지. 저 멀리 가서 타야 하는 건가, 여기도 관광지다. 감사한 걸 모른다. 구민들보다는 외지인들이 더 많이 와서 탄다는 소리다. 일단 가면 피곤하고 즐겨야 하니 스스로 재미를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 별로 설명하지 않는다. 스스로 느끼고 경험하기를 바란다. 그 UX의 메커니즘이 뇌에 자리 잡아 나름의 "행복"으로 기억되는 것 아닐까.


'소나무 송'에 '섬 도' = 송도. 소나무로 이루어진 섬을 낀 바다라는 뜻이다. 부산에는 바다가 많다. 해운대, 송정, 태종대, 송도.. 모두 위치도 다르고 역할도 다르고 바다색도 다르다. 송도는 송도만의 색이 있다. 매우 밝지도 않고 어딘가 성장한 사람 같은 느낌이다. 조금은 상처가 있는 어른? 의 느낌.

바다, 하늘처럼 막연한 현상색은 하나로 단정 짓기는 너무 어렵다. 소나무와 하늘색이 섞여 채도가 낮은 청록색의 빛 바다와 하늘이라고 표현하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까.


인천 송도가 요즘 너무 뜨고 있어서 헷갈리는 외지 사람들이 많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한자가 똑같다. 하지만 국제계획도시 인천 송도는 부산 송도만큼 역사가 깊지 않기 때문에 전혀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괜히 말하면 잔소리 같지만, 내가 가는 곳의 의미라도 단어라도 기억했으면 하는 게 엄마 마음이다. 매일 배움의 골짜기이지만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책 읽기와 한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영어도 해야 하고, 코딩도 해야 하고 새로운 언어를 계속해서 배워야 하지만 Ai가 나와도 문해력과 한자의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은 삶의 지혜를 준다고 믿는 엄마 중에 한 사람이다. 그래서 영어보다는 한자를 선택했다. 우리 아이들은 한자학원을 다닌다. 이렇게 깊은 엄마의 마음을 언제 이해해줄까.


막 강사가 되었을 때에는 한자로 멋지게 칠판에 판서를 하는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혼자 공부하기 힘드니 한자학원을 다녔다. 암기가 약한 나는 공부 습관도 좋지 않은 터라 욕심만 앞선다고 공부가 되는 것은아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해야지~ 하면서 이미지를 익히고,방법은 조금 익혔다. 한글처럼 조합글자, 상형문자 등의 의미를 읽으려고 노력할 수 있는 것. 그러다 보면 이상하게 해석이 된다. 이러니 알면 알 수록 조상들의 지혜에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송도 입구에는 돌섬인 거북 섬이 있다. 거북이 모양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구름다리로 연결되었고 최근에는 구름다리를 정비하여 많은 사람들이 산책도 하고 즐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장수, 건강, 행운을 소망하는 행운의 자리도 포토존으로 마련되어 있다. 관광 오면 꼭 찾아서 사진을 찍어보시길 바란다.

해수욕장도 있지만 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보다는 다음으로 가족들이 함께 하기 좋은 곳이다. 참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곳이 많다. 부산답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착공하여 1913년 7월에 개장한,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해수욕장으로 2013년에 개장 100주년을 맞이했다. 영도다리와 가깝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들어온 일본인들은 일본의 삼경(三景) 중의 1곳인 미야기 현 '마쓰시마(松島)'를 떠올려 이와 유사한 곳에 거류지를 마련하고 소나무를 식재한 뒤 이 일대를 송도해수욕장이라고 명명했다는 명칭의 유래가 전해진다.


부산의 원도심(중구, 남포동, 부산역)에서 30분 안에 갈 수 있는 해수욕장이라 인기가 좋았고 일본인들은 주변에 많은 별장을 세웠고, 호텔과 여관도 많아졌다. 그런데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피해가 너무 컸다. 생각해 보니 슬퍼 보이는 이유가 매미 때문인가 보다. 어딘가 모르게 채도가 한 단계 낮은 느낌이다.


송도 윗길, 아랫길의 매력이 있고 주차장은 넓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신혼여행지로도 성행할 만큼 호텔과 맛집으로 유명했다. 6.25 전쟁 때는 부산에 임시 수도가 마련되면서 이승만, 이기붕, 박순천 등의 정치인 별장도 송도에 있었다고 한다. 바깥쪽에는 부산항 선박 항로가 설정되어 있어서 저녁시간에는 해수욕을 즐기던 피난민이 어선에 부딪쳐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되돌아보면 참 많은 사건사고도 있었을 테다.


부산광역시 지정 문화재(기념물 제30호)로까지 선정되었는데 무분별하게 들어선 별장과 오염된 수질, 없어진 모래로 해수욕장의 기능이 상실되고, 해운대와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나게 되었다. 1982년에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고 소박한 해수욕장으로 인식되게 되었다.


작은 것 같으면서도 볼거리가 참 많다. 송도바다 뒤로는 암남공원이 있다. '바위 암'에 '남녘 남' 남쪽에 바위로 된 섬을 공원으로 만들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도 되고 송도 윗길로 차를 타거나 걸어서 올라가면 암남공원이 있다. 바위산인데 소나무과의 나무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자라 있다. 암남공원과 바다 건너 작은 무인도인 돌섬의 상부를 연결한 "송도 용궁구름다리"까지 건너는 경험을 해봐야 그래도 70% 송도를 와봤다고 자신 있게 말하면 된다. 시간이 없어서? 잘 몰라서 유료(천 원)라서? 보지 않고 지나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요즘에는 SNS의 노력으로 많은 외국인도 방문하고 있다. 그 돌섬에서의 해안절경은 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답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다이노 어드벤처', '송도케이블카전시장', 'VR스카이스윙', '공공디자인'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많이 조성되어 있다. (공공디자인 관련 내용은 매거진에서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다양한 먹거리, 알리오시오 기지 1968(수녀님이 운영하시던 학교가 폐교되면서 리모델링하여 건축상을 받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양레포츠센터가 있어서 카약, 보트 등의 레포츠도 프로그램도 한창이다. 음악 분수, 버스킹, 남포동, 중앙동, 고신대병원, 부산대학병원까지 네트워크가 매우 잘 되어있는 것 같다^^ 부산의 자랑거리다~


나는 송도 앞바다에서 힐링 싱잉볼 요가체험(해양레포츠 프로그램)도 참여해 봤고, 지난주에는 종이배를 만들어 직접 아이들이 타고 바다에 배를 띄우는 종이배 경기대회에 참여하여 2등(빅잼 선사상)을 하였다. 살아있는 추억을 만들어주는 송도가 참 정겹다.


아이들의 마음에도 행복의 추억장소로 기억되길,

더운 여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늘 소나무와 바위를 보듬어주는 엄마 같은 바다. 송도의 색이

내 마음 한편에 은은히 물든다.


오늘, 내 매력은 무엇일까.

나만 아는 내 매력을 어떻게 어필해 볼까.


오늘, 나의 색은 무슨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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