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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기빙트리 Mar 22. 2025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를 이기려니 전기요금이 죽어난다.

책방 개점을 12시로 미뤄놓고는 오전내내 게으름을 피우다

한낮에 책방 문을 열었다.

저-만치 나무 그늘에 서 있던 젊은 청년이 아직 채 고인 공기를 빼내기도 전에

들어와 앉는다.

어제는 창원에서 왔다는 커플.

게으름을 피우는 책방지기를 기다려 주는 손님들이 있다.

문을 닫고 싶다가도 그들을 생각하면 이만큼 튀어나왔던 불평이 수그러 든다.

어제는 책방을 사랑하는 '나도 모르는 익명의 손님'이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는 카운터에 두고 갔다.

이 모든것은 무엇일까?  책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더위를 이기는 열정이라고 해야할까?

모두가 서로 모르는 사람인데.. 책방안에서 나눈 대화도 없는데..오히려 책방에 들어오면 각자 마치 자기 자리가 있는 양, 어느 구석 구석 불을 켠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책장을 쓱 훑어보고는 꺼내서 머리말을 읽는다.

미디어가 소멸시킨 활자가 이 책방 공간안에서는 조용히 활개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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