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에 있다.

태수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를 읽고나서

by 기빙트리

어느 순간부터였다.
매주 월요일이면 알람을 맞추지 않게 된 건.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괜찮다고 느끼게 된 건.

월요일과 화요일은 책방의 휴무일이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는 동안, 나는 숨을 고른다.
이틀의 쉼은 책방지기인 내게 쉼표 같기도 하고, 작은 선물 같기도 하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를 처음 펼쳤을 때,
눈길을 끌었던 문장이 있다.


“삶에 지치면 특별한 날보다 아무 일 없는 주말이 더 좋아진다.”


그래, 나도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싶었다.
젊은 시절엔 주말이면 무언가를 해야 했다.
주말이란 ‘채워야 하는 시간’ 같았고,
텅 빈 하루는 불안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하루가 더 소중하다.

작가는 말한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고.
그리고 그 조용함 속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행복은 큰 소리로 오지 않는다. 언제나 조용히, 소박하게 스며든다.”


책방을 쉬는 날이면 나는 천천히 물을 끓이고,
익숙한 찻잔을 꺼낸다.
커다란 창 밖으론 푸르른 숲이 우거지고,
창에 닿아 흔들리는 벚나무 잎들이 나를 반긴다.
가끔은 익명의 손님들이 남긴 쪽지를 꺼내보기도 한다.
그 속엔 책보다 더 따뜻한 말들이 담겨 있을 때가 많다.

책의 한 장면에서는 이렇게도 말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하지 않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은 꼭 참고,
해야 할 말은 천천히 말하는 것”
그게 어른의 언어라고.


그 구절을 읽으며,
나도 이제 그 언어를 천천히 배워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자주 너무 쓸데없이 불행해하고,
때로는 너무 복잡하게 행복해한다.
복잡한 계획, 과도한 기대,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조급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행복은 조용한 것이라고.
눈부시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조용하고 평온한 하루에도
‘행복’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월요일은 더 이상 ‘멈춘 날’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가장 나다워지는 날이다.
그리고 그날이 있기에
나는 다시 책방 문을 열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아무 일 없는 휴일.
커피잔 위에 맴도는 김을 바라보다가,
책을 몇 장 넘기다,
그대로 스르르 낮잠에 빠지는 시간.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 고요함.
그 속에 진짜 어른의 행복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그런 조용한 하루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저 아무 일도 없는, 아무 계획도 없는 평범한 하루.
그게 지금 당신에게 꼭 필요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어른의 행복’은 언제나 대단한 날에 있지 않다.
조용한 하루, 나를 위한 시간,
그리고 한 권의 책 속에 다녀간 문장 하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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