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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노진의 식당공부 Sep 23. 2024

소스와 양념 정도는 직접 만들 줄 알아야 한다-2

❮소스와 양념 정도는 직접 만들 줄 알아야 한다-2❯    

 

❶ 소스나 양념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경영자는 식당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자기 기준이 있기 때문에 홀과 주방 인력들이 식당의 경영방침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소스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은 다른 말로 새로운 소스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평생 같은 소스로 맛을 내는 음식으로 번성하면 좋겠지만 세월이 급변하는 요즘 그게 맘대로 되는 일이랴. 끊임없는 연구로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경영자의 중요한 일이다.  

    

➋ 처음에는 주로 주방장과 찬모에게 주방 일을 다 맡겼다. 

그러다 어느 때 부터인가 양념을 남에게 맡길 수 없다 싶어 요리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그분한테 메인 요리의 소스를 만드는 방법을 배워 직접 양념을 만들었더니 주방은 초긴장 상태가 되었다. 

주인이 직접 소스를 만들어 주니 소스 만드는 시간이 줄어들어 편하기 했지만 왠지 주방의 일이 줄어든 데다 별안간 주방의 권력이 통째로 뺏긴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기를 한 동안 하다 다시 주방에 소스 레시피를 알려주고 직접 만들어 쓰게 하였다. 

그랬더니 나와 주방의 관계가 아주 편해졌다. 

급하면 주방으로 달려가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소스를 만들거나 새로운 음식을 만들라치면 소스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같이 의논을 하게 된 것이다.      


❸ 소스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요즘 소스 레시피는 대부분 계량되어 있기 때문에 계량컵과 계량스푼 그리고 전자저울만 있으면 누구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아직도 손대중으로 계량하여 요리하는 음식들도 없진 않지만 우리나라 한식의 90% 정도는 조리 매뉴얼화 된 계량 레시피로 맛을 잡아낼 수 있다.   

   

❹ 먼저, 자기 식당의 가장 중요한 메뉴의 양념이나 소스를 파악해 보자. 

그리고 그것을 만들 때 주방장이나 찬모와 같이 만들어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머슥하겠지만 점차로 익숙해 지고 곧 주방인력들과도 친밀해 지는 계기도 된다. 

그런 다음에는 몇 가지 다른 소스를 배우자. 

전부 다 배울 필요는 없다. 

다 배운다고 혼자서 주방일을 책임질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지나면 기존 소스에 새로운 맛을 가미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 소스를 새로 만드는 과정이 된다. 

이것도 혼자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❺ 가장 좋은 방법은 벤치마킹이다. 

똑 같은 음식을 가장 잘한다고 하는 식당에서 몇 번이고 먹어 보면서 우리 음식의 맛과 그 쪽 음식의 맛의 차이를 알아내 우리 소스를 변형해 보면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개량과 개선이 나오는 것이다. 

토요타 자동차의 제조 방식이 ‘가이젠(개선)’인 것도 따지고 보면 팀 단위로 일하는 팀원들의 끊임없는 토론과 개선의 결과물인 것이다. 

우리도 소스를 만들 때 비교하고 따라 베끼고, 다시 우리만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❻ 앞으로 식당의 추세는 단연 다음 세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맛이고, 둘은 건강(웰빙)지향적이고 셋째는 전통음식의 현대화(퓨전화)이다. 

그 중에서 맛은 다른 두 가지보다 우선한다. 

일단 맛이 좋아야 손님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비싼 음식을 맛있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저렴한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이 과정을 극복해야만 번성하는 식당을 만들 수 있다. 

이 맛이 바로 소스(양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소스는 서양식보다는 우리의 전통 음식에서 찾는 것이 앞의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을까 싶다.

       

❼ 한국 요리의 양념의 기본은 장醬이다. 

간장, 된장, 청국장, 막장, 고추장 등을 모두 뜻하며 좁은 의미로는 간장을 말한다. 

우리의 고유 발효식품인 이들 장류가 한국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기본 요소이면서 앞으로 우리 음식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전초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는 우리만의 소스로 만든 ‘한국적인 특수한 맛을 보편화’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된장, 청국장을 가지고 만든 소스야말로 우리 국민들의 건강에도 좋고 세계인에게도 내놓을 수 있는 ‘오리엔탈 소스’가 될 것이다.      

   


❽ 맛 집들을 가보면 수년 동안 꾸준히 그 집의 음식들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보면 소스를 제대로 만들고 개발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리는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정성을 들인 마음으로 하는 만큼 나만의 노하우가 담긴 소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믿고 노력하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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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형식당_경영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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