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걱정돼요. 어떡하죠?
진로 관련 칼럼을 쓴 지 일주일째, 내 칼럼을 보던 분에게 메일이 왔다.
안녕하세요, 수능을 세번 봐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 여자대학생 입니다.
여러 글이나 칼럼같은걸 보고 이렇게 메세지 남겨요.
제 남동생이 17살 인데요, 공부를 하나도 안하고 늘 휴대폰 게임과
컴퓨터게임에 빠져서 살아요. 중학교때는 공부를 곧잘해서 전교권에도
들었었는데, 지금은 반에서 꼴찌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에요.
어떻게 하면 동생을 다시 공부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꿈도 구체적으로 하나도 없대요, 하고싶은것도 없대요.
공부를 왜해야되는지 모르겠대요. 제가 오랜 수험생활을 거친 탓에
집안 가세가 점점 기울어서, 동생 학원비 100만원도 겨우 내는데
동생이 노력을 안하고 학원에서 얻어오는게 없으니까 너무 속상하고
돈도 아까워요. 부모님도 갑자기 공부를 안하는 남동생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혼내시기도 하고 하지만 변화가 없어요.
어떻게하면좋을까요? 어떻게하면 동생을 설득해서 다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을까요?...꼭 답변을 주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ㅠㅠ
성적이 최상위권이었다가 갑자기 이런 경우는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사춘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표현이 돼서 잘 못 알아챌 수 있다.
자신과 가장 가깝다고 여기는 가족, 간섭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거부할 가능성이 높기에,
자신을 잘 모르는 제 3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청소년의 문제는 거진 90% 의사소통 문제이다.
부모의 문제. 간섭하는 사람에게 통 마음을 열지 않는다. 꼴도 보기 싫은 것이다.
간섭이라고 하면 여기서는 '학업'이 될텐데,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자제력과 통제력을 발휘하게 하여 A급 대학을 보내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상황에서 자제력과 통제력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을까?
내 나름대로 고민도 하고, 주변의 전문가분에게도 여쭤보며 조심스레 답변을 했다.
안녕하세요 질문자님.
오랫동안 고생하셨다는 느낌이 글에서도 느껴집니다.
수능을 세번 보시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실만큼 하고 싶은 일도, 그동안 놀고 싶은 것도 참고 견디셨을 것이라 충분히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대견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현재의 상황에 위로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우선, 남동생이 17살이라면 고등학교 1학년인데 제가 글을 쭉 읽어보니 눈에 띄는 것은 집안 가세가 점점 기울어졌다는 점인데요,
* 이로 인하여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나 사건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청소년기에 공부를 안하는데는 수만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공부를 잘하던 친구가 갑자기 공부를 안하는 경우에는 우울증을 의심해볼 상황이기도 합니다.
청소년이 우울하다? 어른들은 대부분 자기가 우울하다는 것(중증 수준이 아닌)에 대한 특정한 표현을 하기 마련인데요.
술을 마신다거나 눈물을 흘린다거나 분노를 표한다거나 꽁하게 있는 경우라던지요.. 그러나 청소년들은 생각지도 못한 행동으로 우울함을 표출하곤 하여 부모나 가족들이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들면, 게임에 몰두한다던지 친구와의 관계에 올인을 한다던지 내내 잠만 자는 행동 등이 있습니다. 슬프지만 이러한 행동들로 인하여 체벌이나 상처가 되는 말을 가족들 간에 주고받게 되고,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동생이 그러한 행동을 하게된 원인을 충분히 아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따라서 동생을 설득하여 공부를 할 수있도록 이끄는 것보다 먼저, 가족 내의 분위기 그리고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살피고, 알 필요가 있습니다.동생을 이해하기 이전에 객관적으로 '아는' 작업을 거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누나의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매우 답답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누나의 입장에서 최대한 벗어나 제 3자의 입장에서 가족에 대한 상황 그리고 남동생이 처한 문제 등에 대하여 고민해보신 후 다시한번 연락을 주시면,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념하셔야 할 것은 멀리 보셔야 합니다. 동생이 빨리 변화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을 조금은 버리셔야 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업과 가족 관계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누나께서 이 부분에 대하여 소통하고자 하신 것에 대해 '반'은 성공하셨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메일 주신 용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