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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퓨타 Laputa Mar 26. 2017

21.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할

답은 이미 나와있다.

지금까지 20장에 걸쳐 B2B 마케팅과 B2B 영업에 대해 살펴보았다. 산업 간 컨버젼스가 더욱 활성화되고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은 우리가 일하고 있는 B2B 사업 터전의 근본적인 모습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앞 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초연결(Hyper-connectivity) 시대의 도래는 21세기를 맞이하여 B2B 사업이 직면하고 있는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들이다. 영화 ‘Her’ [1]를 보면서 인공지능이 저런 역할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던 것이 불과 3년 

전이었다. 2017년 3월 현재 내가 집의 책상에 앉아 매킨토시의 인공지능 비서 ‘시리 (SIRI)’를 통해 영화의 주인공처럼 컴퓨터에게 무언가 지시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최근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 스마트팜(Smart Farm), 스마트 교통(Smart Transportation), 스마트 의료(Smart Healthcare), 스마트 에너지(Smart Energy), 스마트 보안(Smart Security), 스마트 물류(Smart Logistics) 등 전 산업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스마트(Smart)'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는데, 이는 전통 산업과 IT 산업이 컨버젼스 되면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산업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Autonomous Car) 개발이 화두인 자동차 산업은 더 이상 기계공학만의 영역이 아니며,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연결된 초연결 사회는 조만간 사물인터넷이 확산되어 세상의 모든 물건들이 연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런 인프라 환경에서는 멀리 있는 물건들을 원격에서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며, 이런 기반기술을 배경으로 B2B 사업 영역에서도 인터넷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지금과 전혀 다른 방식의 거래가 출현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21일간의 여행, 마지막 장은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B2B 마케터, B2B 영업대표들, 그리고 B2B 기업들은 어떻게 변화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


21.1 바뀌던가 사라지던가


관성(慣性)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 사람의 기질도 잘 바뀌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제 바뀌지 않으면 더 이상 배려가 없을지도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산업의 디지털화나 초연결시대로의 매우 빠른 전환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 현장의 반응이나 대응은 매우 느린 편이다. 중소기업 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인식 현황은 관련 정책의 인지 여부에 대해 62%가‘모른다’고 답하였고, 스마트 공장의 도입 의향에 대해 79%가 ‘없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물론, 산업 현장의 디지털화 이슈과 달리 저자는 B2B 거래의 규모 상 전자상거래가 그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을 포함한 온라인 거래의 활성화는 B2B 기업이 현시점에서 제대로 구축된 웹사이트나 검색엔진, 소셜 미디어 등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만들 것이며, 디지털 마케팅의 활성화로 인해 근 시일 내에 B2B 마케터들은 VR이나 AR [2]을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보다 체험적으로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을 전파해야 하는 전기(轉機)를 맞게 될 것이다. Volume Sales 또한 디지털 마케팅의 성장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점점 더 통합되고 채널 관리 업무도 SCM과 CRM을 포함한 디지털 영역으로 점진적으로 흡수되면서 향후 역할이 매우 축소되거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B2B 마케터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O2O 활성화로 인해 디지털 마케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제품 원가산정부터 마케팅 ROI에 이르기까지 마케팅 전 과정에 대한 보다 명확한 역할과 책임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솔루션 사업의 발달에 대응하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Value Sales들은 더 이상 관계 중심형 영업방식만을 고수(固守)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기업들에 있어서 영업 직군은 직장 생활의 마지막처럼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이런 저런 일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마지막으로 내몰리는 그런 직종으로 영업직을 취급하는 기업들도 여전히 많다. 그러다 보니 직종에 대한 자부심도 부족하며 ‘한 건으로 적당히’가 삶의 모토(Motto)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변화하는 사업 환경을 고려한다면 위와 같은 생각으로 영업직을 선발하고 배치하는 B2B 기업이라면 기업 생존을 위해 생각을 크게 바꾸어야 할 것이다. B2B 영업은 할 일 없는 잉여 인력들이 내몰리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되며 기업을 지속 성장시키기 위한 기업 최고의 인재들을 이끄는 곳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앞으로 B2B 영업대표를 꿈꾸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으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의 경쟁 상대가 AI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언급해온 마케터와 영업대표의 미래상은 다음과 같이 명확하다.                         

 

B2B  마케터 → 디지털 마케터

B2B  영업대표 → 컨설턴트형 영업대표

  

즉, 과거에 정의된 역할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위와 같은 형태로 변화할 수 있을 때, 다가오는 시대에 B2B 사업을 제대로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B2B 영업대표가 컨설턴트형 영업대표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과 기술, 고객의 업무를 보다 더 잘 알아야 한다. 고객의 목소리를 제대로 청취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이슈나 문제를 파악하여 솔루션을 제시해줄 능력이 있어야 하기에 이 일은 신입사원이나 무능력함으로 회사에서 내몰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는 이런 인력들은 교육도 많이 시켜야 한다. 즉, 육성에 비용이 많이 든다. 그렇다 보니 소수 정예로 운영하고자 할 것이며 고객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 선발된 인재들이 사업의 최전선에 배치되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 풀(Pool)이 유용할까? 컨설턴트형 영업대표가 필요하다니 컨설턴트들을 고용하면 될까? 포레스트 리서치는 향후 도래할 사업 환경에서 B2B 영업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3]. 제품이나 서비스의 복잡도와 구매의 복잡성을 기준으로 영업 유형을 구분한 후 4가지 유형을 정의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단순히 고객의 요청에 대응하는 ‘Order Takers’ 형

제품을 시연하고 설명하는 ‘Explainers’ 형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객을 가이드할 수 있는 ‘Navigators’ 형

고객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같이 고민할 수 있는 ‘Consultants’ 형

급속하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을 고려할 때, Order Takers형이나 Explainers 형보다는 'Navigator형'과 'Consultants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으며, 2012년 대비 2020년까지 Consultant형을 제외한 모든 유형의 영업직들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포레스트 측에서는 이렇게 변화될 것이라는 이유로 ‘기술의 발달’을 들고 있다. 실제로 영업 방식의 변화에 대한 요구는 지금도 많은 B2B 영업직들이 몸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이지만 하루아침에 쉽게 변화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중요한 문제가 된다. 또한, B2B 영업대표와 기업 고객이 맺고 있는 관계는 생각보다 깊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렇게 변하지 않거나 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 기업도 밀레니얼 세대를 필두로 그 이후 세대가 핵심 의사결정자들도 나아가고 있으며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개인들의 노력과 상응하여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분명히 구조조정 프로그램만 돌리는 것은 좋은 방안이 아닐 것이다. 기업 고객들은 디지털 마케팅이 필요한 것도 이미 알고 있으며, 향후 디지털 혁명은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인지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을 목도하면서 원하는 변화를 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은 없을까? 저자는 첫 장에서 언급했던 아웃소싱 모델이 대안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산업 현장의 각종 기계장비들에 센서를 부착하고 사물인터넷 환경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기업 내부의 프로세스를 바꾸고 CRM이나 빅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도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으며 관련된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아웃 소싱하면 어떨까? 


21.2 플랫폼을 아웃소싱 하라


비즈니스에서 플랫폼(Platform)은 참 매력적이다. 플랫폼을 가졌을 때 파워가 생겨나며 좀 다른 시각에서 보면 즉, 승자 독식의 세계에서 보면 소위 ‘다 먹을 수 있다(Winner Takes All).'가 실현되는 곳이기도 하다. 플랫폼은 구축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확보하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다. 지금의 산업 생태계도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시간을 두고 살펴본다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랫폼은 말 그대로 생태계를 만들기 때문에 플랫폼 위에서 같이 놀 친구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기업 상생의 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다가올 사업 환경은 내가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 절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핵심 기능이나 프로세스를 아웃소싱하는 수준을 넘어서 플랫폼 자체를 아웃소싱하는 시대 즉, 플랫폼 아웃소싱(Platform  Outsourcing)의 시대가 올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링이나 비즈니스 계획을 제외하고 투자나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사업 추진을 위해 이미 구축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이를 서비스로 제공[4]하고 고객과 SLA[5]를 맺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많은 제조업체들이 스마트 공장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장 장비의 디지털화와 사물인터넷 도입을 추진해야 하는데, 많은 비용을 들여 실제 공장 인프라를 쉽게 개선할 수 없으니 이미 지능화된 공장을 갖춘 사업자들에게 일의 일부 혹은 전부를 맡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유형은 이미 OEM이나 ODM을 통해 그 방식이 낯선 것도 아니며, 단순히 생산만이 아니라 사업 전반을 대신 수행해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공장 환경을 사용하는 사업자는 자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주문을 하고 스마트 공장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는 요구사항에 맞게 공정 순서나 기기 배치와 동작을 재조정함으로써 해당 공장은 'Mass Customization'을 하면서 공장은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형태가 단순히 생산뿐 아니라 사업 전반을 거쳐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일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다. 이를 마케팅과 영업 측면으로 돌려보면 기업에 필요한 CRM을 시스템 구축 없이 IT서비스로 제공[6] 받을 수 있듯이, 소셜 미디어 데이터 분석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도입해야 하나, 이를 분석 서비스로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면 서비스 형태로 제공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O2O 서비스 등을 위해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들이 필요하다면, 현재처럼 IT 인프라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바일 플랫폼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대신해주고 계약 관리까지 해주는 서비스가 생겨날 것이다. 즉, 사업자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만 가지고 생산, 유통, 마케팅 및 판매, 계약관리 등을 모두 아웃소싱을 활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가오는 시대에는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GE의 프레딕스(Predix)는 사물인터넷 영역에서 타 기업들에게 이런 부분을 플랫폼으로 열어놓았고, 그들의 엔진이나 터어빈도 단일 제품보다 임대하여 서비스처럼 팔고 있다.  

                                  

그림 III-27. 플랫폼 아웃소싱의 개념


그림 III-27은 플랫폼 아웃소싱의 개념을 설명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 나오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빅데이터 분석 후, 이를 웹이나 모바일, 다른 디지털 매체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을 하면 소비자들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주문을 하고, 주문을 받게 되면 해당 물건을 생산요청하고 이를 인도받아 고객에게 배송하는 그런 체제이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사람들은 자기 발 모양에 맞게 최적화되어있으면서 땀냄새가 잘 빠지며, 운동할 때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신을 수 있는 디자인의 신발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것을 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로 마케팅한다. 원하는 사람이 이를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면 공장에 즉시 생산 요청하고, 스마트 공장 인프라를 갖춘 곳이 지능형 로봇이나 3D 프린트 같은 기술을 이용해 신발을 생산한다. 이를 넘겨받은 배송업체는 주문했던 고객에 신발을 보내준다. 플랫폼 사업이 활성화되면 주문 후, 본인의 발에 정확하게 맞는 신발이 도착하기까지 하루가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 스토리에는 4개의 회사가 등장한다. 이런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 회사가 있고, 빅데이터 분석과 모바일앱 등을 활용한 마케팅/영업을 해주는 회사가 있고, 주문형 신발을 제작해주는 회사가 있으며, 이를 배송해주는 회사가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이것을 모두 한 개의 회사가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작 이 사업을 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회사, 스타트업(startup)이든 뭐든, 그 회사는 소유하고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파트너들을 확보하고, 그들의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훌륭하게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이런 식의 플랫폼 아웃소싱에 기반한 비즈니스가 많이 나타날 것이다.  


Break #26. 아디다스의 Speed Factory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스마트 공장은 현재 그 수준이나 변화 속도를 볼 때 제4차 산업 혁명을 이끌어 나가는 단연 선두라 할 수 있다. 지멘스(Siemens)같은 기업의 영향이기도 하겠지만 최근 아디다스 (Adidas)가 독일에서 파일롯을 시도하고 있는 스피트 팩토리(Speed Factory)는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부터 플랫폼 컴퍼니(Platform Company)라는 개념은 존재하고 있었다. 나이키(NIKE) 같은 회사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소유’보다는 ‘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생산은 직접 하지 않고 아웃소싱하며, 판매는 현지 국가별 유통 파트너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하는 개념이다.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비즈니스 기획과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그런 회사가 플랫폼 컴퍼니이다. 이에 비해 아디다스의 시도는 좀 다른데, 값싼 노동력을 제공했던 중국이나 동남아에 생산을 아웃소싱했던 것을 인공지능 로봇이나 3D 프린팅 같은 첨단 기법을 동원해 독일 내에서 생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사용한 사업의 Big Picture는 다음과 같다.


로봇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스마트 공장을 구축

고객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하여 고객 맞춤형 생산 추구

배송망을 고려하여 공장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 소비


그림 III-28. 로봇과 3D 프린터로 생산된 운동화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이 원단을 자르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부속을 만들고 꿰매고 붙인다. 개념부터 실현까지 아디다스는 물론 독일 정부와 아헨공대가 3년 이상 합작했으며 로봇과 공장 인프라 설계 및 구축을 위해 2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했다고 한다. 철저한 주문 제작을 지향하는데 깔창부터 운동화 끈까지 개인의 입맛에 맞게 모두 고를 수 있다.  신발 한 켤레 만드는데 소요된 시간은 5시간. 연간 50만 켤레 생산이 가능하며 인원은 단 10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과거 생산 아웃소싱 시절에는 50만 켤레 생산을 위해서는 공장 노동자 600명 이상이 필요했다고 한다.  2017년부터는 미국 애틀랜타 공장에서 안스바흐 공장에 비해 더욱 자동화하여 대량 생산을 할 것이라 한다.  알려진 규모는 연 1,800만 켤레로 안스바흐 공장의 36배 규모,  그러나 근로자는 160명 수준이다. 로봇 팔로 유명한 파눅(FANUC)의 공장을 생각해보면 이 인력들은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시설을 관리하는 고급 엔지니어들일 것이다. 재고나 유통도 줄어들 것이고 비즈니스의 형태는 완전히 바뀐다.



21.3 뭉치면 산다


제4차 산업 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따른 B2B 마케팅과 B2B 영업 이야기를 하면서 ‘B2B 마케터는 이렇게 변해야 하고요, B2B 영업대표는 저렇게 변해야 합니다.’ 이런 말이 사치로 들릴 기업들도 있다. 조직구성원들의 역할 변화를 떠나서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B2B 사업을 하지만 CEO가 마케팅, 영업 등 거의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자체적으로 마케팅 업무수행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는 산업 표준과 인증을 활용하거나 공동마케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대안일 수 있다. 글로벌화가 활발한 B2B 사업에서 고객이 원하는 QCD[7]는 반드시 충족해야 할 사항으로 QCD에 관해서는 이미 B2B 기업들의 동질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Something New’를 어필하기에 QCD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반면에 해당 산업의 제품 표준이나 필수 인증 등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시장 선점 차원에서 필요할 경우 연합하여 표준이나 인증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산업을 리드하고 있는 고객에게 납품하는 제품이라면 해당 고객 이상으로 트렌드에 대한 고민이 수반되어야 한다. 즉, B2B2B 또는 B2B2C관점에서 사업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차원의 정보 취득이나 대응이 어렵다면 공동마케팅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브랜드 간의 결합에 기인하는 협의의 공동 마케팅인 협동 마케팅(Co-marketing) 전략, 같은 상표를 사용하는 공동 브랜드(Co-Branding) 전략, 브랜드화된 제품을 재료나 부품으로 사용하는 요소 상품(Ingredient Branding) 전략은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와 FTA [8] 가 발효된 남미에 위치한 콜롬비아는 커피로 유명[9] 한 나라인데 수프리모(Supremo)라든가 엑실소(Excelso)는 우수한 품질로 매우 유명한 원두이다. 이 콜롬비아 커피는 당나귀와 함께 솜브렐로를 쓰고 카리엘을 메고 폰초를 둘러쓴 후안 발데즈(Juan Valdez) [10]라는 사람을 모델로 사용하여 더욱 유명한데 후안 발데즈는 콜롬비아의 50만 여 커피 재배 농장들이 모여 만든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 연합회(Federacion Nacional de Cafeteros. 이하 FNC)에서 자국의 커피 홍보를 위해 만든 가공의 인물이다. 커피를 나르는 데 사용되는 당나귀와 커피 자루를 둘러맨 커피 농장의 일꾼 혹은 주인을 형상화하여 만든 이 로고(그림 III-28)는 전 세계에 콜롬비아 커피를 알리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 III-29. 후안 발데즈 로고와 커피 원두


이 콜롬비아 커피 산업의 원동력은 FNC인데 쉽게 말해 ‘협동조합’이다. FNC는 커피의 품질 향상, 판매질서 확립, 생산자 가격 유지, 해외마케팅 등의 활동을 수행한다. 전 세계로 퍼져가고 있는 미국의 스타벅스 커피도 콜롬비아에서는 후안 발데즈의 인기로 그 유명세가 덜하다고 할 정도이고 실제로 저자가 사업차 콜롬비아에 방문했을 때도 머물던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후안 발데즈가 있었고 스타벅스는 최근에야 들어왔다. FNC는 국제시장의 가격 변화에서 자국 커피를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정부의 개입 없이 스스로가 협력을 통해 기술적 발전을 꾀하자는 목적도 강했다. 친환경적인 재배법의 개발이라든가 지속가능 재배, 고급 원두의 개발을 위해 꾸준히 연구 개발하였고 물류회사까지 직접 설립하여 생산부터 물류까지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고 있다. 후안 발데즈는 FNC의 그런 노력 위에 마케팅의 꽃으로 핀 것이다. 


그림 III-30.창과 방패 – 드릴 편


또 다른 예는 일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본 후지 TV 프로그램인 ‘창과 방패(矛×盾, ほこ × たて)’의 ‘절대 뚫리지 않는 금속’과 ‘최강의 드릴’ 편에서는 절대 뚫리지 않는 텅스텐 합금을 뚫기 위해 일본의 76개중소기업들이 연합하여 최강의 드릴을 설계하고 협심하여 그것을 만들어 절대 뚫리지 않던 합금을 뚫음으로써 중소기업연합의 역량을 널리 알리기도 하였다. TV 프로그램의 특수한 이벤트로 모인 중소기업들이지만 드릴을 구성하는 각 부품의 세계 최고의 수준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산업 표준의 활용이나 공동 마케팅의 전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변화하는 B2B 사업을 대응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흩어져 있다면 이제 모두 함께 해보자.


      

[1] 스파이크 존즈 감독. 아내와 이혼을 앞둔 주인공 테오도르가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면서 생기는 일이나 심경의 변화를 보여줌

[2] Virtual Reality 가상현실; 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3] ‘Death of A B2B Salesman’, Forrester Research

[4] PaaS. Platform as a Service

[5] Service Level Agreement

[6] SaaS. Software as s Service

[7] Quality 품질, Cost 비용, Delivery 물류

[8] 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 

[9] 세계 1위 커피 수출국이며 커피농장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10] 후안 발데즈는 콜롬비아 커피를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아이러니하게 1960년 뉴욕 맨허턴 5번가의 광고회사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Prologue

Part I. B2B 사업, 무엇이 다를까?

1. 왜 B2B 사업인가? (1/2)

1. 왜 B2B 사업인가? (2/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1/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2/2)

3. B2B 마케터 vs. B2B 영업대표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1/2)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2/2)

5. 제4차 산업 혁명의 도래 (1/2)

5. 제4차 산업 혁명의 도래 (2/2)

6. B2B 해외사업

7. B2B에서 B2G로 ! (1/2)

7. B2B에서 B2G로 ! (2/2)


Part II. 이제 B2B 마케팅도 필요하다

8. 시장을 알아야 한다 (1/2)

8. 시장을 알아야 한다 (2/2)

9. 고객 이해하기 (1/2)

9. 고객 이해하기 (2/2)

10.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1/2)

10.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2/2)

11. B2B 사업과 GTM 전략

12. 마케팅의 성과는 무엇인가?

13.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자

14. 대관업무 이야기


Part III. B2B 영업, 진화해야 한다!

15. B2B 영업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16. 성공하는 제안 (1/2)

16. 성공하는 제안 (1/2)

17. 통하는 프레젠테이션

    21.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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