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리뷰(해석, 결말, 실화)
40년 이상 목수로 살아온 다니엘(데이브 존스)은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인해 추락사할 뻔했다. 그 이후 의사 소견에 따라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지만 복잡하고 관료적인 절차가 그를 가로막았다. 그는 같은 처지의 싱글맘 케이티(헤일리스 콰이어)를 만나 서로 도움을 주게 된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켄 로치 감독은 2016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06년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이후 10년 만이다. 이로써 그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2번 이상 받은 8번째 감독이자 만 80세로 최고령 수상자가 되었다. 그의 수상소감은 감동적이었다.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만 한다.
켄 로치 감독은 확고한 정치 성향을 영화에서 그대로 표현한다. 사회를 비판하는 진보주의적 정치성향은 이번 영화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그의 1996년 작품인 영화 <랜드 앤 프리덤>에서 스페인 내전 당시 좌익계 민병대원들의 투쟁을 통해 정치적 지향점뿐만 아니라 ‘그들은 왜 실패했는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는 그가 정치적 성향은 분명하지만, 그 성향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맹목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여러 영화를 통해 켄 로치 감독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투쟁에 대해서 그렸다. 2000년 작품 영화 <빵과 장미>는 LA에서 실제 있었던 환경미화원 노조 결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제목만으로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빵과 장미다.’ 빵은 먹을 것, 장미는 존엄성을 상징한다. 켄 로치 감독은 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함은 너의 잘못이야’라고 말하는
우리의 잔인함이 문제다.
켄 로치 감독은 영화의 사회적인 부분과 연결고리가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의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 역할을 맡은 데이브 존스는 실제로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감독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는 직업 자체가 노동자 계층을 대변한다고 말한다. 자신이나 이웃의 삶을 소재로 웃음을 만드는데 그 삶이 대부분 노동자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실제로 목수였다. 감독은 그가 목수로 살아온 주인공 다니엘을 잘 이해하는 배우라고 생각한 것이다. 케이티 역할을 맡은 헤일리 스콰이어도 역시 노동자 계층으로 살아온 경험을 이유로 캐스팅에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자존심을 잃으면 다 잃는 거요.
우리한테는 잠시 기댈 바람이 필요할 뿐이야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이에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인간적인 존중을 요구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