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들은 신발이 부엌까지 차는 좁은 투룸에서 9명이 생활했다고 합니다. 그 좁은 집을 드나든 연습생만 30명이 넘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물망에 오른 친구들이 그 숙소에 들어왔다 나갔다 할 때마다 어느 날 자신들도 그 안에 포함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늘 엄습해 왔다고 합니다. 먼 미래만이 불투명한 것이 아니라 가까운 현재도 불명확한 시기였습니다. 불안함을 달래려 아빠에게 울면서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힘들면 그만해도 돼. 다른 직업 많으니까 찾으면 되지”라는 수화기 밖에서 전해오는 아빠의 목소리에 말을 꺼낸 자신이 창피하기도 했다고 회상합니다. 그 당시 멀리 계셨던 아빠가 해주셨던 그게 뭐라고의 경상도 사투리 “그므시라꼬”는 힘든 시절을 잊게 하는 그들만의 슬로건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랜 과정을 거치며 힘겹게 선발된 7명은 현재의 방탄소년단이 되었지만, 그 당시 여전히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옷도 공용으로 돌려가며 입고 컴퓨터도 한 대로 모두가 써야 했다고 합니다. 마음껏 놀고 싶고 방황하고도 싶은 10대 때를 매일 부대끼며 동고동락하다 보니 어느새 그들은 깨지지 않는, 세상 그 누구보다 끈끈한 사이가 되었고 그 연대의식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훗날 성공했을 때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나에게 BTS 7인은? 이 인터뷰에 슈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 더 오래 보고 지내고 있어서… 피를 나누지 않은 가족 같은 느낌” 이라고요.
Tears 설움은 더 큰 희망을 틔우고, 역사는 거기서 싹트기 시작한다
BTS의 첫 번째 정규 1집 타이틀 곡인 ‘Danger’가 공개된 지 몇 시간 만에 차트 1위가 아닌, 차트에서 아웃된 지 아시나요?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산모가 아이를 잉태하 듯 세상에 내놓은 곡인데 1시간 만에 아웃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대형 기획사들은 데뷔 초반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부어 신인그룹의 초기 인지도를 높입니다. 하지만, 재정적으로 넉넉지 못했던 중소 기획사 출신의 BTS는 방송 출연 기회조차 거의 잡지 못하는 설움을 톡톡히 맞봐야 했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BTS는 전혀 새로운 방법을 찾습니다. 그것이 바로 SNS를 통한 팬들과의 직접 소통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아이돌 그룹들은 기획사가 준비한 스케줄에 따라 홍보만 하면 끝이었습니다. 팬들과 만날 길이 없었던 BTS는 스스로 팬들과 소통할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곡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부터 안무를 짜고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는 과정은 물론, 멤버들의 밤낮 없는 무대 뒤의 작고 소소한 것들까지 콘텐츠로 올렸고, 팬들의 댓글에 일일이 답을 하면서 친밀도를 높였습니다. 기존 아이돌 그룹의 소통방식을 깨는 BTS 만의 창조적 파괴였고, 결과는 어마어마했습니다. 그저 무대 위의 스타만을 소비하던 팬덤이 아니라 무대 뒤의 스타까지 함께 소통하는 이 방식은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흥분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 A.R.M.Y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아미의 역할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미국 음악 시장은 전국 각지에 있는 라디오 방송이 정말 중요합니다. 아미는 라디오 DJ들에게 일일이 BTS의 신청곡을 시키고, 그들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보냅니다. 결국 아미의 열정이 퍼지고 퍼져 미국에 처음 입성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게 가능한가’ 생각할 때 실제로 ‘하니까 되네’가 된 것입니다. 그렇게 미국 문을 열고 LA에서 무작정 공연 홍보 전단지를 돌리던 BTS는 그로부터 4년 후, 그 전단지를 돌렸던 그 거리에 BTS 캐릭터를 파는 숍이 생기는 영화 같은 일을 경험합니다. 거기에는 보이지 않게 열심히 뛴 아미의 힘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주연, BTS. 조연 아미. BTS의 소셜미디어 성공사례는 이제 아이돌 그룹의 데뷔 가이드북이 되었습니다. 데뷔 전, 인스타그램에 자신들의 일상 사진을 올리고 팬들의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고 유튜브에 다양한 영상을 가감 없이 올립니다. 제2 제3의 BTS를 꿈꾸며 말이죠. 창조적 두뇌는 길이 없을 때 포기하지 않고 길을 열어 갑니다.
Stars 드디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전 세계 아티스트 칸으로 등극하다
연습생 시절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인터뷰에 제이홉은 이렇게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 너 자신을 믿고 앞으로만 달려 나가란 말을 해주고 싶다. 미래를 얘기해 주면 나태해 질까 봐”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애당초 성공은 없습니다. 성공하는 첫 번째 법칙은 무조건 시작하라입니다. 두 번째 법칙은 자신을 믿고 달려가라 일 것입니다. BTS도 자신들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몰랐지만 자신과 서로를 믿고 달려왔기에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BTS만의 확고한 음악세계관이 있었습니다. 편견과 억압을 막아서고 통제와 관념에 길들여지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케이팜 그룹들은 음악을 정치화하거나 논쟁의 주제로 다루는데 주저합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정신건강, 자살, 왕따 등 정치와 문화적 문제를 다뤄왔습니다. 이런 '비전형적인 접근 방식이 특히 미국에서
인기를 높였다'라고 빌보드닷컴은 분석합니다. 또한, 미국의 CNBC는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을 분석하면서 이들이 다른 케이팝 팀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진정성 있는 메시지'라고 꼽았습니다.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돌이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진정한 아티스트라는 인식을 팬들 마음속에 각인시킨 것입니다.
특히, 2018년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유엔총회 행사장에서 전 세계 젊은이를 향해 메시지를 전합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연설에 나선 리더 RM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 함께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고 합니다. 힘들었을 때 함께했던 가족 같은 멤버들, 세상으로 진격해 가는 자신들을 늘 응원해 줬던 동지 같은 아미, 그리고 세상의 아이돌과는 남들과는 다른 메시지. 2020년 이것들의 총합으로 탄생한 초대형 신곡이 세상을 온통 뒤흔들어 버립니다.
바로,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이너마이트. 곧바로 빌보트 차트 1위에 오르며 흥분과 감동의 폭약을 터뜨립니다. 동양의 칭기즈칸이 무력으로 동서양을 정복했다면, 동양의 BTS가 음악으로 동서양 전 세계사를 정복한 최초의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BTS는 진정한 문화예술계의 아티스트 칸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별이 되는 순간
만약, 그때-
BTS 님이 한창 잘 나가는 대형 기획사에서 데뷔를 했다면?
성공은 했어도, 그것이 스스로 일군 성공일지 타인에 의해 얻어진 성공일지는 모릅니다. 타인에 의한 성공은 스스로 해내는 힘을 약화시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내는 힘, 이것이 그 누구도 갖지 못한 BTS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온실 속 화초는 당장은 화려하게 피지만 그 화려함은 금세 시들고 맙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혹독한 환경이 되레 약이 되는 때가 많습니다. 그런 환경을 이겨낸 식물이나 사람은 자생력이 아주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 때 BTS를 만든 방시혁 대표는 그룹을 해체할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기에는 그동안 흘린 피땀이 너무도 아까웠기에 멤버들은 포기하지 않고 더 똘똘 뭉쳐 여기까지 왔다고 했습니다.
'나는 환경이 나빠서 안돼?', '나는 능력이 부족해서 안 돼?' 이런 부정적인 말을 하기 전에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반드시 이겨낼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자신의 뇌에 먼저 각인시키고 세상과 싸워보는 건 어떨까요?
초창기 멤버 정국은 다른 팀의 메인 보컬은 진짜 노래를 너무 잘하는 데 자신의 실력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차에서 화장실에서 씻으면서까지 24시간 중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간 모두를 연습 시간으로 채웠다고 합니다. 6개월의 가장 짧은 연습생 기간을 거쳐 멤버가 된 지민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자서 새벽 4시까지 연습을 하고 6시 반쯤 일어나 또다시 멤버들과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BTS는 올려다보기에 너무 높은 별이지만, 그 별이 되는 과정에 그냥 만들어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하나하나 수많은 피땀눈물의 시간이 쌓여 만든 결과물입니다.
길이 없을 때 길을 만드는 방법은 첫 발자국을 내는 것입니다.인생의 목표를 정했다면 지금 첫 발자국을 내는 것은어떨까요?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속에 어느 한 별을 생각하며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길의 끝에 어떤 성공이나 어떤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나도 작은 별이 되자.
써보자, 노트에. 작은 것부터.
(우린 누구나 별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행동하지 않을 뿐. 작은 행동도 좋습니다. 지금, 적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