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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Jan 16. 2023

성찰일지 (26) 다중인격


내 안에 세명이 같이 산다

불만족하는 나, 감사하는 나, 행동하는 나..


불만족하는 나는 오늘

그간 이룬 결과가 모자라다 여겨지고, 

한 해가 이렇게 사위어 가는 것에 우울해 한다

한 해동안 실력도 노력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 같아 억울하고

스스로에게도 불만이다. 


회사 대표로서, 전문가로서 

제 역할을 못한 것 같아 후회되고

아무리 멈추려 해도 그간 미처 못 한 일들이

계속 떠오른다

무너져가는 얼굴선, 

허물어져가는 몸이 불안하고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마음까지 먹어야 하나 심통이 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옆에 바로 

또다른 내가 있다

감사하는 나는 

올 한해가 참 기적같이 감사하고 뿌듯하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살게 된게  꿈만 같고 

그것에 용기를 낸 스스로를 대견해 한다 

가족, 동료, 친구, 후배, 선배, 지인 등 

새해덕담을 나누는 사람들에게서 

충만감을 느끼고 

아직도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있는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있다. 

새로운 해에 또 얼마나 깊어지고 넓어질지

기대와 설레임도 그득하다   


그렇게 극단적인 둘이 옥신각신하든 말든

행동하는 나는 

멀쩡하게 여기저기 새해인사에 답장을 보내고 

떡국 준비를 하고 이웃들과 음식을 나눈다 


등산 길에 소변을 참고, 

웃기지 않아도 웃음을 짓듯이 ,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조절하며 

할 것들을 한다 


참 신기하다.

내 안에 셋은 어떻게 이렇게 공존할 수 있을까?

한개의 존재만 살고 

나머진 물러가 주면 안되나?


억지로 덮어둔다고 사라질리 만무하다. 

저절로 해야 무리가 없다.

그냥 평생 셋이 같이 살던가

조금 더 건강하고 입김이 센 누군가가 

기선을 제압할 때까지

나는 당분간 다중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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