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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Mar 02. 2023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생소함이 있다


오늘 아침 이젠 해가 많이 길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길이 평소보다 밝아져서 어색하게 느껴졌다. 이제 겨울도 끝이구나, 계절이 지나간다는 느낌은 이렇게 일상에 생소함을 준다.


교대근무를 하는 나는 주간근무날이면 꽤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한다. 해가 짧아지는 겨울이면 일출 시간보다 일찍 출근을 하게 되기 때문에 출근길이 밤처럼 어둑어둑하다. 그런데 오늘은 현관문을 열다가 예상치 못한 박명에 흠칫 놀랐다. 요즘 오후면 기온이 꽤 올라서 곧 있으면 봄이려니 하고 있긴 했는데 막상 해가 일찍 뜨기 시작하니 영 낯선 느낌이 들었다. 보통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집에서 나오는데 벌써 이렇게나 일출시간이 가까워졌나 싶었다.


모두에게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깨닫는 각자의 순간이 있을 것 같다. 나는 여름이면 짧아지는 해에 여름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 겨울이면 이렇게 길어지는 해에 겨울이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모레 야간 퇴근길의 아침은 또 다르겠지. 그러면 이제 겨울이 이미 다 지나가버린 느낌이 들 것만 같다. 날씨가 더 따듯해지려나. 낯선 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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