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함이 있다
오늘 아침 이젠 해가 많이 길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길이 평소보다 밝아져서 어색하게 느껴졌다. 이제 겨울도 끝이구나, 계절이 지나간다는 느낌은 이렇게 일상에 생소함을 준다.
교대근무를 하는 나는 주간근무날이면 꽤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한다. 해가 짧아지는 겨울이면 일출 시간보다 일찍 출근을 하게 되기 때문에 출근길이 밤처럼 어둑어둑하다. 그런데 오늘은 현관문을 열다가 예상치 못한 박명에 흠칫 놀랐다. 요즘 오후면 기온이 꽤 올라서 곧 있으면 봄이려니 하고 있긴 했는데 막상 해가 일찍 뜨기 시작하니 영 낯선 느낌이 들었다. 보통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집에서 나오는데 벌써 이렇게나 일출시간이 가까워졌나 싶었다.
모두에게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깨닫는 각자의 순간이 있을 것 같다. 나는 여름이면 짧아지는 해에 여름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 겨울이면 이렇게 길어지는 해에 겨울이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모레 야간 퇴근길의 아침은 또 다르겠지. 그러면 이제 겨울이 이미 다 지나가버린 느낌이 들 것만 같다. 날씨가 더 따듯해지려나. 낯선 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