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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트앤너트 Oct 24. 2021

<제 11장>금형을 모르는 기구설계자는 많다

 9 장부터 우리는 비용에 집중하여 기구설계자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 비용에 대한 언급이 정말 많이 되지만, 실제로 제품 제조 프로세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비용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 제대로 생산되는 것입니다.


 기구설계가 완료되어 제작한 금형이 불량이어서 정상적 제품이 나오지 않거나, 불량률이 매우 높거나, 제품 파츠별로 제작은 되었으나 정상적으로 조립되지 않는 등의 금형과 관련된 문제가 이후 양산 단계에서 집중 해야할 리스크입니다. 이런 큰 문제들은 가끔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매우 자주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금형양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정말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이번 장에서 우리가 집중할 부분은 우리 회사와 함께 프로젝트를 매니징하는 기구설계자의 금형에 대한 이해도입니다.


 플라스틱 사출의 경우, 금형제작과 사출 전 과정이 모두 자동화 기계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말은 즉, 실제 플라스틱 사출 양산 단계에서 사용되는 자동화 기계에 문제가 없다면 설계과정 때문에 생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즉 기구설계가 적절하게 진행되었고, 이후 금형 설계를 위해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기계가 진행하는 양산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경험해본 기구설계자의 역량입니다. 금형 공장과의 수많은 커뮤니케이션과 제작 경험, 그리고 본인의 성공 실패 경험들을 통해 금형을 제작할 때 문제가 없는 기구학적 설계가 어떤 것인지 습득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구설계자들은 주로 타업체로부터의 용역을 수주하면서 금형과 관련된 전문성을 갖게 되며, 우리 제품의 양산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일반적인 경우 고객들은 금형양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쉽게 예측하지 못합니다. 금형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기구설계자는 금형공장에게 책임을, 금형공장은 기구설계자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정상적인 계약의 경우 금형공장에서 제작해준 시방서를 기준으로 해당 부분을 모두 기구설계자가 수정해서 전달하였다면 책임소재는 금형공장에게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기구설계자에게 책임소재가 위임됩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계약시 설정하지 못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발주처인 고객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객은 기구설계자나 금형공장에게 보상을 받기 힘들고, 보상을 받더라도 그저 계약금을 돌려받는 형태가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구설계자와 금형공장에게 이런 상황에 대한 경험을 선물해주긴 하지만, 일에 대한 대가도 진행한 시간에 대한 보상도 받지 못합니다. 물론 고객은 사업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실패하게 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금형을 고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금형은 수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형은 고치면 고칠수록 누더기가 되어 사출품의 품질을 크게 떨어트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나 디자인이 중요한 B2C 제품의 경우, 금형을 수정하면 상품 가치가 매우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기구설계가 완료된 후 금형설계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낮추어야 합니다.


 예전 식품제조기 금형을 우여곡절 끝에 제작하신 고객분이 계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분은 3억 5천만원을 소모하였다고 하십니다. 사실 최초 금형 가격은 8천만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금형에 불량이 발생하며 기구설계자와 금형공장은 서로에게 책임소재를 넘기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고객분은 무엇이 사실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였고, 이런 상황에 대한 계약조항을 마련해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비용을 지불하고 금형을 수정하였습니다. 한번만에 수정되면 좋겠지만, 3차례 금형을 수정하였고, 그 과정에서 2억원 가량이 추가로 소모되었습니다. 금형을 수정하고 나니 제품의 품질이 계속 저하되어 상품을 판매할 수 없었고, 이후 새롭게 금형을 제작하셨다고 합니다.


 금형은 한번에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반에 설계나 금형비용을 아끼겠다고 비용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실제로 제일 중요한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설계나 시제품과 같은 과정에서 비용을 아끼지 않고 제대로 진행하는 것이 금형단계에서 비용을 아끼고, 전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프로젝트를 가장 합리적으로 저렴하게 진행하는 지름길입니다. 그 지름길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 매니징 경험이 풍부한 기구설계 파트너를 적절하게 구하는 것이 제품 창업 성공의 첫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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