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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Jun 19. 2018

갑질 문화 vs. 깡패 문화 vs. 통수 문화

국내 대기업의 잘못된 기업문화 유형 (1)

[사진 출처: tvN 드라마 '미생']





Question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치고 최근 국내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 사원입니다. 제가 국내 기업문화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저에게는 회사의 모든 게 이상하게만 느껴집니다. 군대식 문화는 어느 정도 각오를 했지만 그래도 직원들 간 어느 정도는 예의를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최소한의 상도덕은 있잖아요. 외주업체들을 이런 식으로 막 대우해도 되는 건가요? 국내 대기업들이 원래 다 이런가요?




Answer


문화적 충격이 많이 크시겠어요. 저도 그 기분 이해합니다. 저 또한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외국계 회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5년 넘게 다니다가 국내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나서 처음에 적응하는데 한참 걸렸죠. 아니, 어찌 보면 끝까지 적응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10년이 넘도록 그런 문화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심적으로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러니 저보다 젊고 훨씬 더 자유분방한 학창 시절을 보내신 분들은 어떻겠어요?


잠깐 삼천포로 빠져보겠습니다. 옛 추억을 되새겨 보겠다고 오랜만에 종로 뒷골목 빈대떡 집에서 만난 고등학교 절친 세 명의 이야기입니다. 모두들 자기 회사의 구태의연한 기업문화 때문에 답답해 죽겠다고 난리인데... 글쎄요, 제가 보기엔 '대동소이', '호각지세', '우열난분'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절친 세 명의 '기업문화 스트레스'



오부장의 하소연: 겉으로는 예의를 갖춘 듯하지만 실제로는 '갑질 문화'


너희들도 알다시피 우리 회사는 최근에 급성장을 했잖아. 그래서 기업의 위상도 많이 올라갔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시장에서 나름대로 '갑' 행세를 할 수 있어.


우리 회사에서 외주업체를 쪼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야.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쫌질'이라고 하지.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선배들은 쫌질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해주지. 그런데 가끔가다가 쫌질을 잘 못하거나, 쫌질을 하지 않으려는 후배들이 있어. 선배들은 그런 후배들을 엄청 깨지. 선배들은 쫌질을 못하는 건 조직의 권위를 실추시킨 것으로 간주하는 것 같아.


몇 년 전 사장님과 상무님을 모시고 스타트업 대표랑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어. 스타트업 대표가 전화로 사업 제안을 했는데 사장님께서 관심이 있으셔서 한번 만나서 미팅을 하기로 했거든. 그런데 그때 사장님이 조금 늦으셔서 상무님이랑 나랑 먼저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어. 그때 상무님께서 그 대표에게 하신 말씀이 뭔지 알아? "사장님께서 조금 늦게 오실 것 같은데 그때까지 저희를 한번 재밌게 해주시죠." 한 마디로 갑의 행태가 몸에 밴 거지.


사장님께서 오실 때까지 저희를 한번 재밌게 해주시죠


그날 스타트업 대표는 꽤 괜찮은 제안을 했어. 우리 회사랑 잘 맞는 아이템이기도 하고. 그런데 결국 그 대표는 우리 회사랑 사업을 하는 것을 포기했지. 상무님이 그 제안을 다 듣고는 이렇게 말씀하셨거든. "우리를 미국으로 데리고 가서 그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세요. 그러면 한번 고려해 보겠습니다."


한 번은 우리 회사보다 두 배는 더 큰 회사에 다니는 지인이 우리랑 전략적 제휴를 하자고 제안을 했어. 나는 그것을 담당 전무님한테 말씀드렸거든. 그랬더니 뭐라셨는지 알아? "여기서는 우리가 갑이야! 갑으로서 대우를 해주면 만나볼 수 있지만 이런 자세면 어림도 없지."


글쎄. 갑으로서 대우를 해달라는 말씀이 뭔지 잘 몰라서 지인한테는 그냥 어려울 것 같다고 했어. 얼마 전까지 우리 회사도 을이었는데... 그런데 성공을 하니까 이제는 대놓고 갑질을 하네!


요즘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갑질'이라는 노래가 유행하기까지... [사진 출처: 김기중의 '갑질' 앨범 커버]


노부장의 반박: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깡패 문화'


그래도 너희 회사는 서로 간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잖아. 우리 회사는 한 마디로 거칠어. 약간 깡패 같아.


밖에서는 우리 회사가 굉장히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것처럼 알고 있어. 그렇게 많이 홍보하거든. 그래서 많은 대학생들이 그런 줄 알고 입사하지. 그런데 한 달쯤 지나서는 깜짝 놀라. 현실은 겉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 다르거든.


사내 회의에서 반말을 하는 것은 기본이야. 상대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끊는 것은 다반사고. 얼굴을 붉히면서 대놓고 반박하는 경우도 많아.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경력직은 많이 당황하지.


문제는 외부 업체와의 미팅도 그런 식으로 한다는 거야. 표준말 대신 사투리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적어도 반말은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냐? 그런데 그냥 대놓고 반말을 해. 그러면서 뭐라는 줄 알아? 우리 지역 사람들은 원래 그렇게 얘기한대. 그게 존대래. 그게 무슨 존대야! 내가 보기엔 완전 반말인데. 그냥 고향 사람들이랑 그렇게 얘기해! 왜 처음 보는 사람한테 사투리 쓴다는 핑계로 반말이야!  


더 웃기는 건 뭔지 알아? 회장님께서 엘리베이터를 타실 때에는 5분 전부터 다른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못 타도록 통제해. 아니, 그 정도가 아니지. 그것도 모자라서 직원들을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다 피신시켜. 회장님 눈에 직원의 모습이 띄는 것을 무슨 대단한 불경인 양 간주하지. 심지어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상무님에게도 "회장님께서 곧 오신다"면서 비상구 문 뒤에 잠시 있다가 오시라고 했대. 그 상무님은 얼마 안 돼 퇴사하셨지.


그래도 이 정도면 가오 사는 편에 속하지만... [사진 출처: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박부장의 넋두리: 앞에서는 살랑살랑, 뒤에서는 칼 꽂는 '통수 문화'


그래도 나는 그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해. 앞에서 뭐라고 하는 것은 그래도 솔직하잖아. 앞과 뒤가 다른 우리 회사가 더 나쁜 것 같아.


우리 회사 사람들은 회의를 할 때에는 다 동의해 놓고 나중에 협조를 안 해주지. "지난번 회의 때 동의해 주지 않았냐"라고 협조를 부탁하면 "그렇게 하겠다"라고 하고서는 여전히 하지 않지. 그게 우리 기업문화야. 한 마디로 '뒤통수 문화'. 줄여서 '통수 문화'.


우리는 앞에서는 잘해줘. 아까 스타트업 얘기했지. 우리는 스타트업 대표랑 미팅할 때 어떻게 하는지 알아? 상대방을 최대한 추켜세워줘. 그러고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빼내서 '내재화'를 하지. 마치 투자할 것처럼 정보를 다 받아낸 뒤 이를 갖고 나중에 직접 사업을 전개한 적도 있어. 그게 우리 회사 스피릿이야.


중소기업의 디자인을 베끼는 것도 별로 거리끼지 않아.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대놓고 시키거든.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하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디자인을 하지 말고 검증된 디자인만 상품화하라"라고 하시지. 그게 베끼라는 말이지 뭐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더 좋은 품질과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합리화시키지. 한 마디로 죄의식이 없어.


다른 회사랑 협상을 할 때에는 일단 구두로는 다 동의를 해. 그리고 계약서 도장을 찍기 직전에 "이런 조건을 추가해주지 않으면 못한다"라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지. 그러면 상대편 회사는 다 된 밥에 재 뿌리기 싫은 심정으로 마지못해 동의를 해주지. 그러면 우리는 그렇게 계약서를 수정한 뒤 새로운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또 한 번 새로운 요구를 추가해 달라고 해. 상대편 회사는 계약이 뒤짚힐 경우 감내해야 할 손해를 감안해서 새로운 요구도 들어줄 수밖에 없지. 그런 식으로 새로운 요구를 계속 얻어내는 게 우리 회사 장기야. 그리고 그것이 무슨 대단한 성과인 것처럼 자랑하지.


문제는 이런 식의 거래방식에 대해서 우리 회사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은 모두 안 좋게 생각한다는 거야. 우리 회사와 거래를 해본 기업들은 다들 "앞으로 이 회사와는 절대로 일 안 한다"라고 손사래를 치지. 특히 신뢰를 중요시하는 외국계 회사들은 이렇게 거래하는 사람들을 거의 '아치' 취급하지. 정확히 "아치"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거의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그리고 이런 소문은 의외로 업계에 빨리 퍼져. 그래서 우리 회사 이름을 대자마자 "됐다"라고 거절하는 회사들도 있어.


"인생은 고통이야"라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명대사로 유명한 백사장 역의 황정민님 [사진 출처: 영화 '달콤한 인생']




세 회사 모두 만만치 않게 좋지 않은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자기 회사가 가장 나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글쎄요. 제 생각에는 '오십보백보'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이상한 기업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과연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제 자신 없는 '51% 정답'을 말씀드립니다.



1. 팀원의 대응방안


(1) 섣부른 이직은 금물이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섣부른 이직은 금물이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는 기업문화가 좋은 회사보다는 그렇지 않은 회사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죠. 제 지인 역시 기업문화가 나쁜 회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회사들을 여러 차례 두드려봤지만 결국 내린 결론은 '도긴개긴'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지인처럼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이직을 감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랬다가 제 지인처럼 기업문화가 마찬가지로 나쁜 회사에 들어가게 될 경우 힘들게 이직만 하느라 고생한 꼴이 되겠죠.


그래도 꼭 이직을 하셔야 한다면 이직할 회사의 기업문화에 대해서 정말 잘 알아보시고 행동에 옮기십시오. 기업문화는 기업이 공표하는 가치관을 통해서, 그리고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조사와 분석을 해도 리스크는 항상 존재합니다. 기업문화는 그 회사를 실제로 다녀보기 전에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많은 경우 기대했던 바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정말 운이 좋으시다면 지금보다는 나랑 더 잘 맞는 기업문화를 가진 회사를 찾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운이 좋을 경우의 얘기죠.

 

(2) 버티고 견뎌야 바꿀 수 있다. 


만약 이직이 힘들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쩔 수 없습니다. 버텨야죠. 아무리 힘들고 서러워도 버텨야 합니다. 버티고 견뎌서 내가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만 기업문화를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야지만 나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 혼자 노력해서는 안 됩니다. 비슷한 직급에 있는 내 선후배들이 함께 노력해야 그나마 기업문화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지 한두 사람의 살신성인으로는 택도 없습니다. 나 혼자 기업문화를 바꾸려고 하면... 나 혼자 바보 됩니다. 회사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는 '직장 바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십시오. [사진 출처: 'Game of Thrones']



2. 팀장의 대응방안


(1) 바꿀 수 있으면 바꿔라.


팀장이 되면 기업문화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최소한 나의 팀 내 조직문화는 변화시킬 수 있죠.


물론 바꾸기 싫을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잘못된 기업문화를 참고 버티고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이제는 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지위에 마침내 올랐는데...' 그것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겠죠. 아니, 정말 싫겠죠. 어느 정도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바꿔야 합니다. 팀장이라면 아직 회사 생활하실 날이 많이 남았습니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제라도 바꾸십시오. 바꾸지 않으면 그 회사는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오늘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는 한 순간에 후욱 갈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정년까지 다니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절대 안 망한다.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생각이 드셔도 바꾸십시오. 앞선 선배님들처럼 행동하시면 꼰대 소리 듣습니다.


'꼰대 소리 들으면 어떠노'라는 생각이 드셔도 바꾸십시오. 댁의 자녀를 위해서. 조카님들을 위해서. 언제까지 잘못된 문화를 물려주시렵니까?

 

(2) 바꿀 수 없으면 최소한 이해해라.


하지만 기업문화가 정말 '쉣'이어서 팀장 한 명이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어찌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못하면 "지 혼자 잘랐다" 또는 "물을 흐린다"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죠. 이런 경우라면 어쩔 수 없겠죠.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없다면 최소한 팀원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도 하십시오. 팀원들이 당신처럼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상한 게 아니라 당신이 '구태'입니다. 심하면 '적폐'.  


팀원들의 사고와 행동이 이상하게 생각되는 이유는 팀장님께서 그동안 구태의연한 환경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팀원들의 사고와 행동이 틀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팀원들의 사고와 행동은 틀린 게 아니라 단지 팀장님의 생각과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세상은 그런 방향으로 바뀔 것입니다. 어차피 세상은 젊은이들의 바람처럼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십시오. 그게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순리입니다.


"내가 바뀌고 여러분이 바뀌면 모두가 바뀔 수 있다" [사진 출처: 영화 'Rocky IV']


3. 임원의 대응방안


(1) 그냥 회사 다니세요.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임원이시라고요? 죄송합니다. 그냥 회사 다니십시오.


임원분들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그러한 환경에서 참고 버티면서 지금 이 지위까지 올라오셨다면 당신들은 바뀌기 힘듭니다.


가급적 그냥 조용히 회사 다니십시오. 웬만하면 덕담하지 마시고요. 멘토링? 그런 것 하지 마세요.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고마워하는 척할 뿐이죠. 참 눈치 없으시네요.


(2) ...


더 드릴 말씀이 없...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이 세상에는 나쁜 기업문화를 가진 회사가 참 많다. '갑질 문화', '깡패 문화', '통수 문화' 등.

2. 팀원이라면 섣부른 이직은 금물. 버티고 견뎌야 바꿀 수 있다.

3. 팀장이라면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힘써라. 바꿀 수 없다면 최소한 팀원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라. 임원은 포기.




추신 


글에서 저는 세 기업문화가 '오십보백보'라고 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통수 문화'가 가장 나쁜 것 같습니다. 제가 '통수 문화' 때문에 가장 힘들었거든요.


먼저 통수 문화는 대처하기가 힘들어요. 앞에서 칼을 푸욱 꽂으려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비라도 할 수 있거든요. 앞에서 대놓고 "칼 꽂는다"라고 엄포를 놓는 경우에는 그래도 칼 맞을 준비라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뒤에서 갑자기 칼침을 놓는 경우에는 막상 맞기 전까지는 전혀 예측을 할 수 없어요. 칼을 맞고도 그것을 인지하는 데까지 한참 걸리죠. 또한 누가 통수를 쳤는지도 알 수 없고요.


또 하나는 통수 문화 기업은 겉으로는 절대선인 양 호박씨를 까요. 그것도 아주 잘 까죠. 그리고 그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 때문에 제가 아무리 "뒤통수 맞았다"라고 하소연을 해도 사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제 말을 잘 믿지 않으세요. "에이, 설마, 그 회사가 그렇게까지 했겠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죠. 그러면 뒤통수 맞은 사람은 정말 미치겠는 거예요.


재미있고 놀라운 사실은 통수 문화를 가진 기업에는 '어떻게 통수를 칠까' 고안을 하는 소위 '꾀돌이'들이 있어요. 그리고 그러한 분들이 회사의 실세로 통하죠. 제가 겪은 통수 문화 기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완전 실세 중의 실제였죠. 


또 하나 재미있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오너분이 이를 알고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저도 이 사실을 인지하는 데까지 시간이 한참 걸렸어요. 


제가 '파트너 회사 뒤통수치는 것을 자랑삼는 회사'라는 글에서 썼던 표현을 인용하자면...


"사실 오너만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더라도 파트너 회사를 뒤통수치는 행태는 근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오너가 그러한 행태를 장려하죠. 그러고 나서는 마치 자기는 몰랐다는 듯 발뺌을 합니다. 앞에서는 고귀한 척 성인군자와 같은 말씀을 하시지만 뒤에서는 몰래 호박씨를 까시지요."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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