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변화는 칼로 자르듯이 나눠지지 않습니다. 어떤 세대는 이전 세대와 함께 급격하게 변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도 보수적인 사람, 아직 변화를 맛보지 않은 사람 그리고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이 뒤섞여있기 때문이지요. 소위, ‘자아’가 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기성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사생활 및 소비행태를 보여줍니다. 즉,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거지요. 작년에 유행했던 YOLO라는 신조어 역시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합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마치, '개별적 유레카'를 외치기라도 한 듯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위한 선물’, ‘수고한 나를 위한 여행’ 등 스스로에게 고가의 소비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지요. 일각에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더없이 좋다고도 했지만,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것일까요?’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이 누님을 모셨습니다.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영원한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 누님이십니다.
안녕 여러분?
반가워. 난 마릴린이야. 보통 사람들은 나를 ‘금발의 섹스 심벌’ 정도로 기억하겠지만 난, 사실, 진정으로 나의 삶을 살고 싶었던 보통의 여성이었어. 내가 나의 삶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는 데는 나의 개인적인 성장환경도 한몫했지. 정신장애가 있는 모친의 사생아로 시작된 내 삶은, 고아원, 위탁 가정을 전전하다, 어린 나이에 결혼 그리고 이혼까지, 20살이 되기 전까지 많은 일들을 감내해야 했어. 공장에서 일하다 운 좋게 부대 사진작가의 눈에 띄어 모델을 시작한 게 성공한 배우로까지 연결되는 덕분에 나의 경제적인 삶 자체는 나아졌다고 할 수 있었지.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금발의 백치 미녀로 기억하지만, 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완독 했을 만큼 문학에 심취했었어. 난 유머도 좋아하고, 재치도 있었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돌보는 것도 좋아했지만 ‘금발의 백치 미녀’라는 타이틀의 힘은 대단했어. 내가 무엇을 하든 난 그저 '섹스 심벌'이었으니까 말이야.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산다지? 아주 좋아. 바람직한 일이야. 내가 살던 시대는 1, 2차 세계대전 직후 전체주의, 군국주의, 경찰국가, 마르크시즘 등 온갖 이데올로기가 난무했고 크게는 미국으로 대두되는 민주주의와 러시아로 대표되는 공산주의의 냉전으로 세계가 둘로 나뉘면서 ‘개인’의 안녕과 안위는 무시되고 그저, 단체와 집단의 이익이 우선시되던 시대라서 개개인 삶의 질이 보장받지 못했었거든.
'나'를 위한 진정한 충족
그런데 보아하니, 다들 자신을 위해서 ‘시간’과 ‘돈’을 쓰는데 너무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해내고 삶을 살아가느라 힘들겠지. 그래, 그래서 자신의 생일날 스스로에게 고가의 선물을 하고 휴가에는 또 많은 돈을 들여서 해외여행도 가고 그리고 이 모든 게 결국엔 ‘자신의 경험’을 위한 것이라는 합리화와 그게 여러분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고 발전시킨다고 믿는 것에는 나도 동의해. 그런데 말이야. 그렇게 해서 진정한 ‘자유와 충족감’을 찾았니?
꼰대스러워 보일 수 있겠지만, 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행하는 ‘자신을 위한 행위’에는 영혼이 없어 보여. ‘고가의 선물?’ 그거 혹시, 좋은 물건을 사고 싶은 욕심을 ‘수고한 나를 위한 힐링’이라는 포장지로 싼 껍데기는 아니야? 그리고 ‘해외여행’ 그건 혹시, 정서적인 힐링과 리프레시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포장한 ‘허황된 욕구’는 아닐까?
진정한 욜로는 겉을 비우고 속을 채우는 것
내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 인종차별은 지금과도 비교도 못할 만큼 심각했지만, 그 당시에도 흑인들과도 잘 어울렸고, 믿기 어렵겠지만, 어려운 책들도 어떻게든 완독 하며 나의 교양과 지식을 끊임없이 넓히려고 노력했어. 아는 만큼 보이니까 말이야. 물론, 대중은 그걸 잘 몰랐을 거야. 그건 내 이미지가 아니었거든, 하지만 내 사생활은 스크린 위와는 전혀 달랐어. 무얼 위해 그랬냐고? 나, 나의 정신세계 그리고 나와 관련된 주변 모든 사람들을 위해 나 스스로 노력한 거야.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러다 보니 내 주변 사람들은 차츰차츰 나의 진면모를 알게 되었지. 내가 마냥 ‘머리 가 텅 빈 백치 미녀’가 아니란 것을 말이야.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사실, 나를 위한 것이었어. 진정으로 나를 위해 공적으로는 ‘멍청하지만 섹시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사적으로는 ‘깨인 의식과 끝없는 지식 욕구의 충족’을 추구한 거지. 그게 바로 소위 말하는 ‘나를 위한 선물’이었어.
다들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봐서 알 거야. 물건으로 인한 만족감의 유통기한은 1주일 이내이고, 여행 등 경험으로 인한 만족감의 유통기한은 1개월 이내란 걸.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의 내면을 갈고닦기 위한 시간의 투자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한 단계에서 여러 단계 올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는 내 삶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고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지.
자, 그럼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봐.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것들, 그리고 그것이 주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하고, 앞으로 어떻게 그걸 뛰어넘을지 말이야. 그리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몰두하는 거지. 이 방법은 거의 100%의 확률로 당신의 고민을 해결함은 물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자신을 위한 선물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