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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Mar 06. 2024

조금만 다정해도 난 갚으려들 텐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을 해주는 걸 즐겨 한다. 고르는 동안 그 사람의 취향과 현재 필요로 할 거라 짐작함, 그리고 받고 나서의 표정을 상상하는 일이 즐겁다. 간혹 어떤 이들은 받은 걸 기억하지 못한 채 차갑게 멀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럴 때마다 속상한 건 어쩔 수 없겠다만 다신 퍼주지 않을 거란 다짐은 민들레 홀씨 마냥 사방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다정에 취약한 나는 누군가 조금만 잘해주어도 금방 헤실헤실 따르게 된다. 이 세상엔 상냥한 사람들만 넘쳐났으면 좋겠다. 내가 주는 마음의 반의반도 돌려받지 못할지언정 나를 내몰거나 벼랑 아래로 떨어뜨리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은 참 답답하다. 내게 조금만 다정해도 난 갚으려들 텐데. 왜 다들 친절했던 눈매를 매섭게 뜨며 이용하려 구는 건지. 버려지는 일이 익숙하다 받아들이는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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