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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Mar 15. 2024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당신이 보기에도 난 아직 미성숙한 존재이니까 계속해서 옆에 앉아 차분히 인생을 알려줬으면 좋겠어. 비록 뭐 하나 ‘이렇게 해봐’할 시 곧이곧대로 행하지 않고서 입술부터 댓 발 내미는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함을 잃지 않은 채 같은 말로 나를 달래고 꾸짖어줬으면 좋겠어. 누군가 내게 ‘넌 마냥 밝고 긍정적인 애야’라고 했을 때 당신만은 나를 알아 단호하게 ‘얘 그렇지만은 않아’ 해줬으면 좋겠어.


당신과 가끔 밥 한 끼를 먹으며 무심하듯한 태도로 넘어오는 다정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처럼 내가 가진 상처들을 굳이 들쑤시거나 더 깊게 파고들려 하지 않고서 적당히 위로하고 적당히 조언해 주며 그래도 ‘괜찮아질 수 있다’고 희망 같은 걸 심어줬으면 좋겠어.


당신은 사랑하는 이의 과거는 보지 않는다고 해. 심지어는 살인을 저질렀다 한들 상관없다고. 현재와 미래만이 중요하다고 해. 난 그 말을 귀담아들으며 과연 이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하게 돼. 당신 같은 사람이 또 어딘가에 있다면 서둘러 알려줬으면 좋겠어. 그래야 내가 당신한테 너무 의존하지 않을 수 있을 테니 말이야.


이전에는 당신에게 무언가가 되고 싶어 아등바등하던 시절도 있었다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어쩌다 한번 이렇게 나란해지는 게 만족스러워.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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