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탱이의 반항

by 천동원


망구의 반란에 언제까지 바닥에 바싹 엎드려 죽어지낼 수 없었다. 그래도 결혼 이후 지난 30년 동안 탱이가 직장 생활하면서 받은 월급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식구들이 그럭저럭 살아왔지 않았는가? 괜스레 부아가 치밀었다.



남자는 젊어서 밖으로 돌고 늙어서 힘이 빠지면 집으로 돌아와 와이프에게 기댄다고 한다. 한때 젊어봤던 탱이가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밖으로 돌 때 잘(?) 돌아야 하는 것 같다.



자기 합리화적으로 멋있게 말해서 직장생활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나?’ ‘어떻게 하면 직업적 성취를 이룰 수 있나?’라는 거창한 자아실현적인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갔었다.



지금의 탱이는 그 후유증으로 머리가 아직도 돌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어지럽다. 어지러운 머리를 멈추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사람과 관계를 갖고 소통을 하자고. 현실 세상에 몰입하면 혼자서 외로이 돌고 있는 머리에 브레이크가 걸려 더 이상 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결론을 내렸다. 탱이가 숨을 쉬고 살기 위한 방안은 ‘오지랖’이었다. 그것은 명동에서 빰 맞고 한강에서 풀자는 심산이었다. 놀부 심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이고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오지랖을 떨기로 했다. 이런 오지랖이 그냥 살아가는 탱이의 일상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법륜스님의 ‘길 가에 풀처럼 그냥 살면 됩니다.’라는 시에 있는 구절을 중얼거려 본다.



“인생은 의미를 갖고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사는 겁니다.... 삶이 별게 아닌 줄 알면 도리어 삶이 위대해집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