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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라 Dec 20. 2022

전신 거울

거울 속 세월의 야속함


오래전 내 큰누이의 방에는  문짝만한 전신 거울이 있었다. 00공업사 9*년 몇월 몇일

이라는 문구를 보아 어디에서 받은 듯 하다.

누이는 보라색 수정 펜으로


 '아카시아 흩날리던 계절에'라는 감성적인 문구를 써놓았다.


13년 전인가 나는 보문동으로 자취방을 옮겼고, 그 때 큰 누이가 전신 거울을 내게 주었다. 8년 간 보문동에서 살았던 나를 바라보던 전신 거울.  


지금의 종암동으로 이사올 때 미니멀리즘이라며 그 전신 거울을 버렸다.


버린 건 후회 없으나

그 때에 비해 많이 늙어버린 나의 부모님과 누이 를 보니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나 야속해서, 가슴 한 켠의 아려림을 글로 새긴다.

(현재 일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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