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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출판사아저씨 Oct 31. 2017

[일상이야기] 자유여행 VS 패키지여행

내 인생은 자유여행? 패키지여행?


해외여행을 갈 때 자유여행을 선호하는가, 패키지여행을 선호하는가?

물론 정답은 없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또는 같이 여행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도 친구, 동료들과 여행할 때는 자유여행이 부모님과 함께 여행할 때는 패키지여행이 더 편하다.


자유여행은 항공기 예약부터 숙박, 식사, 이동수단까지 여행 출발 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다. 공항을 출발하기 전부터 여행의 설렘을 즐길 수 있고, 여행지에서도 내 마음껏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곳저곳 돌아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하는 번거로움과 실제 여행지에서 예상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해 여행을 망칠 위험도 있다. 반면 패키지여행은 일정에 대한 고민 없이 가이드가 이끄는 곳으로 편하게 여행하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개인행동이 제한되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곳을 방문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각 여행 방법의 장단점 때문에 해외여행에 서툰 초보 여행자 또는 외국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패키지여행을 이용하고, 상대적으로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 또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사람들은 자유여행을 이용한다. 나는 자유여행도 좋고 패키지여행도 좋다. 내 마음대로 일정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자유여행, 굳이 수고를 치르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주는 패키지여행의 장점만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길어야 약 일주일 정도 되는 해외여행을 갈 때도 여행 방법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계획을 세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여행에 대해선 얼마만큼 고민하고 계획적으로 행동하고 있을까? 혹시 해외여행은 패키지여행의 답답한 일정이 싫다고 자유여행을 선호하면서 인생은 남이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 따라다니고 있지는 않은가?


최근 여행패턴을 보면 젊은 층의 경우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고 하다. 해외에 가서 내 마음대로 여행을 즐기기 위해 항공기 예약부터 호텔, 렌터카, 식당 등 각종 홈페이지를 순회하며 예약을 한다. 그런 여행자는 내가 여행 스케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에 비록 요금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흔쾌히 비용을 지불하고 즐긴다. 자신이 통제하는 스케줄에 대해 만족감이 높은 것이다. 인지심리학에서도 스스로 통제하는 삶과 타인에 의해 통제당하는 삶을 비교하였을 때 스스로 통제하는 삶이 더 만족도가 높다라고 나왔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는 이렇게 스스로 통제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럼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어떠한가? 매일 똑같은 시간에 출퇴근하며, 직장상사와 동료들 눈치에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 없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려고 하면 괜히 주눅 들고 혹시 공격당할까 봐 두려워 침묵한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하면서 1년에 한 번 정도 다녀올 수 있는 해외여행에 이런 억압적인 생활을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외국에 나가서까지 가이드의 지시와 통제를 받는다는 것은 여간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제부터 조금 시야를 넓게 바라보자. 1년 중 고작 일주일만 내 인생의 주인공처럼 행동할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해본다면 어떨까. 당연히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고 삶의 수준도 향상될 것이다. 비록 직장 생활을 한다고 해도 수동적으로 회사가 시키는 것만 흉내 내서 따라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앞장서서 의견을 개진하고, 내가 먼저 행동을 취한다면 그것이 내 삶을 통제하고 내 직장도 통제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직장 상사는 나보다 먼저 회사에 입사했을 뿐이지 나보다 능력이나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여행 가이드가 그곳 현지 사정을 나보다 조금 더 알 뿐이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누가 시키기 전에 내가 먼저 자원해서 일을 진행한다면 그건 내 삶을 내가 통제하는 방법이 된다. 실제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큰 직업군이 대체로 수동적인 지시가 아니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기획, 영업 군이라는 것도 그 반증이다.



해외여행을 자유여행으로 다니다 보면 낯선 곳에서 의지할 곳 하나 없다는 두려움이 가끔 밀려오곤 한다. 나와 말도 안 통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혹시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겁도 난다.


해외여행을 자유여행으로 다니다 보면 비록 낯선 곳이지만, 내가 스스로 개척해서 길을 찾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여행 가이드처럼 상사가 시키고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지금 당장은 약간 편하고, 안정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발자취를 다시 더듬어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개척하고 나아가야 그 길에 대해 확실히 각인하고, 자신감을 얻어 새로운 길을 또다시 헤쳐 나아갈 수 있다. 순간의 편안함에 길들여지면 훗날 닥칠 위험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그리고 정말 위기가 눈앞에 나타나면 또다시 누군가의 뒤로 숨어버리고 결코 그 위기를 극복할 힘을 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을 자유여행처럼 스스로 계획 세우고 나 자신이 통제하는 삶으로 살아야 한다. 거꾸로 인생은 자유여행으로 거칠게 살고, 어쩌다 떠나는 해외여행은 패키지로 가는 것이 어떨까? 인생이라는 거친 항로를 항해하느라 지치고 힘 빠진 당신에게 1년에 일주일이라는 시간 정도는 여행 가이드에게 의지하여 따라다니는 게 오히려 진정한 휴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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