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록_나에게 돌아가는 길
여행의 첫째 날 밤, 맥주를 마시며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픈 마음에 여행을 떠나왔다. 오늘의 생각은 어떤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것 같은지?"
질문을 띄우고 되는대로 생각나는 것을 적어내려 갔다.
1. 빙수 먹으러 가기: 계획한 것을 하는 것도, 가서 즉석에서 메뉴를 고르는 것도 즐거웠다. 내일은 완전 낯선 것도 먹어보고 싶다.
2. 야시장: 잘 모르는 음식 먹어보는 것을 즐기는 듯? 취두부는 다 버릴까 봐 못 사겠다.
3. 대화: 대화하는 거 좋아하나? 하루 종일 입에 거미줄 쳐서 그런 건가?
4. 허광한: 想見你(상견니) 영화 보고 아직 못 빠져나온 듯. 나 영화 좋아하나? 나 허광한 좋아하나? 드럭스토어에서 허광한이 모델인 선크림을 발견하고는 당장 살 뻔했다. 허광한 사진은 찍어왔다. 일단 이거라도 기념하는 것으로.
5. 김중혁: 기내에서 김중혁 작가의 <미묘한 메모의 묘미>를 읽으면서 참 잘 읽힌다, 재능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아니, 노력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결과물을 재능이라고 쉽게 말하지 말자고.
6. 메모: 노트 쓰고 끄적거리는 거 좋아한다. 특히 펜마다 썼을 때 나오는 글씨체가 각각 다르고, 가끔 아주 맘에 들 때가 있다. 그때 특히 좋다.
그날 생각난 좋은 것들을 이만큼 찾았다. 이만큼 나에게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자기 전 노트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운 좋아하는 것들을 바라보며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