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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Oct 18. 2023

기념주화로 보는 세상: 하누카-빛의 축제: 촛불을 켜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이 시작되었다. 복수는 사랑보다 강하다. 셰익스피어 소설 속 '로미오와 줄리엣'이 뜨거운 사랑을 했지만 겨우 7일간이다. 만약 그들이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다면 집안끼리의 불화로 결말은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다.


7일간의 짧은 사랑도 많은 이야기를 남기는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악연은 무려 70년간 이어져 왔다. 얼마나 많은 증오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민족 사이에 뿌려졌을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여기 이스라엘 하누카 주화세트가 있다. '봉헌’이라는 뜻의 하누카(hanukkah)는 예루살렘 성전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에게 다시 봉헌한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봉헌 축제는 빛의 축제로도 불리며 초를 켜는 관습이 있다. 첫째 날부터 시작해 제8일이 되는 날은 9개 구멍의 촛대에 모든 불이 켜진다. 유대교 빛의 축제인 하누카의 촛불(메노라: 9개의 촛불)은 아름답다. 하지만 오늘의 메노라는 증오의 불꽃이 되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데만 급급한 사람들은 숭고한 천사의 봉헌을 타락한 악마의 도구로 전락시킨다. 민족과 신에 대한 헌신아 타민족과 문화를 포용하지 못함을 목격할 때 슬픔은 현실이 되었다. 문명의 충돌을 연상시키는 두 민족의 충돌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피를 흘리게 할지 생각하면 슬프다.


피의 축제가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었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의 본질 중 하나는 집단의 힘 앞에서 무력해지는 개인으로부터 비롯된다. 악의 심연을 마주하는 서늘함을 목격하는 순간 인간은 무력해진다.  


유대인 살해에 가담했던 나치 전범 아이히만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에서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 얼마나 쉽게 추악한 권력에 의해 범죄를 행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악마는 암흑 속에 숨어 있지 않고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평범한 대중을 노린다. 세계 도처의 전쟁이 그치고 빛의 축제가 함께 하는 평화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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