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황 Nov 06. 2024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함께 재운다는 것...

두 녀석과의 동침...인 줄 알았지만 꿀맛 같은 육퇴!

일어나자마자 머핀 입에 물고 형아 깨우러 가는 우리 둘찌

작은 놈이 왼쪽에서 내 손을 탁 놓는다.

그래 드디어 나가떨어졌구나.

그럼 이제 오른쪽 큰 놈만 남았다.

밤에는 늘 이 녀석이 복병이지.

가만히 고요히 숨을 죽인다.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일정 시간이 흐르고...

그때, 왼쪽 작은 놈이 쎄근쎄근을 시전한다.

아이들이 내뿜는 이 잠공기가 온 방 안을 에워싼다.

안 돼. 여기에 굴복해 잠들면 안 돼.

아직 큰 놈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숫자를 세어 본다 100까지 셌는데도 미동이 없다면 잠든 것이겠지.

1, 2, 3, 4, 5 ... 아... 움직인다. 내쪽으로 굴러온다.

아빠 닮아 또똣한 몸뚱아리를 굴려 나에게 온다.

안 돼. 그의 온기까지 나에게 닿아 버리면 잠들기 더 쉬운데.

갑자기 내 얼굴을 만지는 큰 놈.

발을 까딱까딱.

내가 눈을 감고 자는지 확인하는 중인 듯하다.

그러더니 다시 오른쪽 끝으로 굴러간다.

휴우.

눈꺼풀아, 가벼워져라. 가벼워져라.

아, 또 굴러오신다.

이번에는 베개 위로 만세를 하고 있는 내 오른팔 위에 자기 왼팔을 툭 걸친다.

다시 발을 까딱까딱 하더니 이내 쎄근쎄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 생각보다 빨리 잠들었다.

만세.

잠공기와 온기에 굴복할 뻔한 내 눈꺼풀이 다시 가벼워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 방을 나왔다.

후아, 자유 시간이다!

그야말로 육퇴!

꿀맛 같은 육퇴!

축하해, 현지야.


작가의 이전글 아이들이 없는 아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