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녀석과의 동침...인 줄 알았지만 꿀맛 같은 육퇴!
작은 놈이 왼쪽에서 내 손을 탁 놓는다.
그래 드디어 나가떨어졌구나.
그럼 이제 오른쪽 큰 놈만 남았다.
밤에는 늘 이 녀석이 복병이지.
가만히 고요히 숨을 죽인다.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일정 시간이 흐르고...
그때, 왼쪽 작은 놈이 쎄근쎄근을 시전한다.
아이들이 내뿜는 이 잠공기가 온 방 안을 에워싼다.
안 돼. 여기에 굴복해 잠들면 안 돼.
아직 큰 놈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숫자를 세어 본다 100까지 셌는데도 미동이 없다면 잠든 것이겠지.
1, 2, 3, 4, 5 ... 아... 움직인다. 내쪽으로 굴러온다.
아빠 닮아 또똣한 몸뚱아리를 굴려 나에게 온다.
안 돼. 그의 온기까지 나에게 닿아 버리면 잠들기 더 쉬운데.
갑자기 내 얼굴을 만지는 큰 놈.
발을 까딱까딱.
내가 눈을 감고 자는지 확인하는 중인 듯하다.
그러더니 다시 오른쪽 끝으로 굴러간다.
휴우.
눈꺼풀아, 가벼워져라. 가벼워져라.
아, 또 굴러오신다.
이번에는 베개 위로 만세를 하고 있는 내 오른팔 위에 자기 왼팔을 툭 걸친다.
다시 발을 까딱까딱 하더니 이내 쎄근쎄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 생각보다 빨리 잠들었다.
만세.
잠공기와 온기에 굴복할 뻔한 내 눈꺼풀이 다시 가벼워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 방을 나왔다.
후아, 자유 시간이다!
그야말로 육퇴!
꿀맛 같은 육퇴!
축하해, 현지야.